수원-서울 언제부터 라이벌됐나?
수원 감독·코치서 결별…조광래 안양 LG 지휘봉
안양 출신 서정원 해외서 수원 복귀 반감 불질러
수원 삼성과 FC서울은 언제부터 치열한 라이벌이었을까.
처음부터 두 팀 간 경쟁의식이 뜨거웠던 건 아니다. 삼성전자가 1996년 수원을 연고로 축구단을 창단한 뒤 1998년까지 3년간은 지금 같은 분위기가 아니었다. 일단 성적부터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96년부터 98년까지 양 팀 상대전적은 6승6무1패로 수원의 압도적 우세. 수원이 창단 첫 해인 96년 리그 준우승, 98년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동안 안양LG(서울 전신)는 줄곧 하위권이었다.
라이벌전 탄생의 촉매 역할을 한 건 김호(67)-조광래(57) 감독의 악연이었다.
김호와 조광래는 실과 바늘 같은 사이였다.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로 친하게 지냈고 은퇴 후 지도자 철학도 비슷했다. 김호 감독이 수원 창단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조광래 감독을 수석코치로 부른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둘의 밀월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1997년 시즌이 끝나고 조 감독이 김 감독과 불화설 끝에 수원을 떠났다. 조 감독이 98년 말 안양LG 감독으로 복귀하면서 전쟁이 시작됐다.
곧이어 서정원(현 국가대표팀 코치)이 불을 붙였다.
서정원은 안양이 자랑하는 최고 스타. 92년부터 97년까지 안양에서 뛰다가 프랑스 리그에 진출해 맹활약을 한 뒤 1999년 K리그로 돌아왔다. 그런데 복귀 팀이 친정이 아닌 수원이었다. 안양 팬들은 충격에 빠졌고 서정원의 유니폼 화형식까지 하며 분개했다. 안양은 ‘복귀할 때는 반드시 원 소속 구단으로 돌아온다’는 이면 계약을 들어 서정원을 압박했지만 서정원은 이면계약은 성사될 수 없다며 맞섰다. 결국 안양이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2심에서 서정원의 일부패소 판결이 나와 위약금 일부를 물어주며 사건이 일단락 됐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