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완. 스포츠동아DB
나지완이 타격 훈련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돌아오자 조 감독은 미소와 함께 “지완아, 훈련도 끝났으니까 옆에 운동장(무등 종합경기장)가서 한 20바퀴 정도 뛰어라”고 말했다. 감독의 말에 잠시 머뭇거리던 나지완은 “지금이요?”라고 되물었다. 조 감독은 “오늘 지완이는 경기 안 나간다. 뛰고 쉬어라”고 다시 답했다.
그러자 나지완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한마디를 꺼냈다. “감독님 제가 꿈이 있습니다.” 조 감독은 순간 “꿈? 무슨 꿈?”이라며 웃었다. 그러자 나지완은 “제가 지금 홈런이 18개입니다. 20홈런을 꼭 치고 싶습니다. 지금 당장 가서 20바퀴 달리고 올 테니 제발 선발 출장시켜 주세요”라고 간청했다. 조 감독은 다시 웃으며 “이제 선발출장 시켜달라고 감독 협박까지 하네? 알았어. 오늘 선발출장”이라고 말했다.
나지완은 “예 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운동장 뛰고 오겠습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그러자 조 감독은 “아니, 오늘 선발출장이라니까. 운동장은 뛰지 말고 컨디션 조절해서 경기 나가야지. 그리고 오늘 홈런 못 치면 나머지 2경기는 무조건 쉬는 거다”며 빙그레 웃었다. 진지하고 진솔한 모습으로 꿈을 위해 선발출장을 쟁취한 나지완이었다. 그리고 덤으로 운동장 20바퀴도 뛰지 않았다.
광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