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김사훈. 스포츠동아DB
초등학생 사훈(사진)에게도 야구를 하는 사촌형이 있었다. 언제나 사훈에게 형은 최고의 스타였다. 형이 부산상고 유니폼을 입고 전국대회에서 공을 던지던 모습, 마침 TV로 경기가 중계됐고 소리 높여 친구들에게 “저 투수가 우리 행님이다. 억수로 잘 하제?” 자랑을 했다. 그리고 얼마 후 형은 1차 지명을 받아 꿈에도 그리던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12년이 지난 2011년 가을. 초등학생에서 스물넷 건장한 청년이 된 사훈은 롯데 유니폼을 입고 사직 불펜에 앉아 있었다. 사훈에게 힘차게 공을 던진 투수는 다름 아닌 사촌형 김사율(31)이었다.
김사훈은 “행님 볼을 제가 직접 받으니까 기분이 참 좋네요. 롯데 입단해서 제가 잘못 행동하면 행님까지 욕을 먹을 수 있으니까 행동 하나하나 조심하면서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라며 사촌형을 똑 닮은 서글서글한 눈매로 웃었다.
사직|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