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빈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가빈이 직선이 아닌 크로스로 스파이크를 때릴 경우 리베로가 걷어 올릴 확률은 높아진다. 지난 시즌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라이벌전 장면. 스포츠동아 DB
윤태석 기자의 V리그 스펀지 | 배구는 확률의 싸움
프로배구 2011∼2012시즌 동안 매주 화요일 ‘윤태석의 V리그 스펀지’ 가 찾아갑니다. 배구 규칙이 생각보다 까다롭다고요? 경기를 보다가 잘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다고요? V리그 스펀지에서 전문가들의 친절한 해설을 곁들여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sportic@donga.com) 또는 트위터(@Bergkamp08)에 올려주세요.
위협적 직선공격, 블로킹 1차저지
반대쪽 수비수 디그 확률 높아져
속공은 대각선 공략 땐 백발백중
삼성화재 공격수 가빈 슈미트의 타점은 3m75cm다. 농구 백보드 최정점의 높이에서 때리는 시속 120km의 스파이크는 무시무시하다. 더 놀라운 건 상대 수비수다. 가빈의 스파이크를 몸을 날려 막아내는 디그를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과연 이게 가능할까. 숨은 비밀이 하나 있다. 배구 수비 위치의 기본만 알면 가빈의 스파이크를 무력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바로 ‘확률의 싸움’이다.
● 수비의 기본 -스트레이트는 블로킹 저지
상대 공격수가 코트 왼쪽 끝에서 스파이크를 때린다고 가정할 때 직선으로 오는 볼은 블로커들이 1차로 저지하고 대각선 볼은 리베로 등 수비수들이 방어하는 게 기본이다. 코트 A에서 B까지 약 10m, A에서 C까지 약 6.5m라고 했을 때 3∼4m의 거리 차가 나지만 받는 쪽의 느낌은 엄청나게 다르다.(그림1 참조)
MBC스포츠플러스 김상우 해설위원은 “각이 좋고 타점이 높은 선수가 스파이크를 때렸을 때 직선으로 블로킹을 통과해 오면 막는 게 불가능하다. 대각선 볼을 걷어 올릴 확률이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시속 120km의 볼이 B에 도달하는 시간은 약 0.05초, C에 도달하는 시간은 0.0325초. 찰나의 순간이 수비의 성패를 가른다. 선수들은 직선 쪽은 스트레이트, 대각선 쪽은 크로스라고 부른다. 리베로가 블로커들에게 “스트레이트, 반 크로스만 막아. 크로스는 나한테 맡겨”라고 하는 식이다.
만일 공격수가 블로커 위를 통과하는 스파이크를 직전으로 제대로 때린다면? 그 때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감독들은 블로커들에게 최대한 붙여주라는 주문을 한다. 블로커 2명 혹은 3명이 촘촘하게 늘어서 상대 공격수가 직선 쪽으로 때리면 손에 맞고 튕길 수 있도록 1차 방어를 하는 것이다. 또 스파이크가 블로킹을 피하기 위해 직선 쪽에서 벗어나면 벗어날수록 수비수가 걷어 올릴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

● 속공의 기본 -대각선 먼 쪽 공략
세터와 센터의 완벽한 호흡이 필요한 전광석화 같은 속공도 배구의 보는 재미를 더 해주는 플레이다. 여기에도 확률을 이용한 기본 공식이 있다. 속공은 먼 대각선 쪽을 공략하면 백발백중이다.
동료가 서브를 넣으면 수비수들은 안 쪽에 들어와 있게 된다.(그림 2 참조) 상대 세터가 갑작스레 2단 공격을 할 경우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 상대 세터가 속공이 아니라 좌우 공격수들에게 볼을 배달하면 그때서야 한 발씩 뒤로 빠져 스파이크를 막을 준비를 한다. 이때가 속공의 공략 포인트다. 수비수들이 미처 뒤로 빠지지 못했을 때 가운데서 양 사이드 빈 자리로 길게 때리면 꼼짝 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노련한 센터들은 속공 시 평소보다 뒤에서 점프한다. 네트에서 60cm 가량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라면 세터에게 말해 1m 뒤에서 점프할 테니 볼을 좀 더 뒤로 빼달라고 요구한다. 뒤에서 때리면 그만큼 길게 칠 수 있는 각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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