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GK 훈련 들여다 보니…
슛 약하면 선수들 방어 연습효과 저하
“손보다 발이 중요”…풋워크 가장 집중
‘훈련을 실전처럼.’
군대 훈련소 문구가 아니다. 골키퍼 훈련에 대해 가장 잘 설명해 주는 게 바로 이 문장이다.
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정부 스포츠클럽. 필드 플레이어들이 그라운드 가운데로 나가자 정성룡(수원), 김영광(울산), 김진현(C 오사카) 등 3명의 골키퍼는 대표팀 김현태 GK 코치를 따라 골문 한 쪽으로 이동했다.
본격적인 슛 방어 훈련이 시작됐다. 매번이 실전이다. 김 코치도 실전처럼 슛을 날리고 선수들도 같은 생각으로 막는다. 김 코치는 선수만큼 몸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매일 10km 조깅을 하고 하루 2시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김 코치 근력이 떨어져 강한 슛을 못 날리면 훈련 효과가 떨어진다.
GK훈련은 짧고 굵다. 아무리 국가대표 수문장도 100번 슛을 다 막을 수는 없다.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슛을 놓치는 습관이 들면 실전에서도 비슷한 실수가 나올 수 있다. 안정적인 방어가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
골키퍼들에게 가장 중요한 신체 부위는 손이 아닌 발이다. 김 코치는 “골키퍼는 발이 빨라야 한다. 발이 느리면 순간동작이 늦는다”고 설명했다. 그가 가장 신경 써서 시키는 훈련이 풋 워크 동작이다.
GK는 일반적으로 집중력과 책임감이 뛰어난 편이다. 90분 동안 잠시도 한 눈을 팔 수 없는 숙명이 그들을 강하게 만들었다. 실생활에서도 이런 모습이 자연스레 나타난다.
김 코치는 어떤 일이든 대충 하는 법이 없다. 선수들에게 과제를 주면 가장 훌륭하게 수행하는 게 GK라고 한다. 히딩크 감독 시절이던 2002월드컵 전 스페인 전훈에서 분위기 전환을 위해 포지션별 족구시합이 벌어졌다. 당시 이운재, 김병지, 김용대, 최은성으로 구성된 GK팀은 한 번도 지지 않았다. 황선홍, 홍명보, 이을용 등 발 기술 좋기로 둘째라면 서러워할 선수들 팀이 다 나가 떨어졌다. 김 코치는 “그게 집중력과 책임감의 힘이다”고 회상했다.
두바이(UAE)|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