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서 일본 깼다

입력 2011-1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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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철 결승골…5만 관중 함성에 日 첫 패배

북한대표팀이 22년 만에 평양을 찾은 일본대표팀에 쓰라린 첫 패배를 안겼다.

북한은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 5차전 일본 전에서 후반 초반 터진 박남철(4.25체육단)의 헤딩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조별리그 2승째(3패)를 챙겼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최종예선 진출에 실패했고, 첫 패배를 맛보며 3승1무1패(승점 10)를 기록한 일본은 이날 결과와 상관없이 3차 예선을 통과했다. 북한의 역대 일본 전 전적은 11승7무14패가 됐다.


● 분위기, 내용 모두 잡은 북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차이는 전혀 상관없었다. 17위 일본은 124위 북한에 90분 내내 열세를 보였다. 5만 홈 관중의 압박에 휘말려 별다른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조선, 이겨라!” 일사분란한 관중의 외침 속에 북한은 거친 몸싸움과 강한 압박으로 상대 패스를 꽁꽁 묶었다. 북한은 정대세(보훔)와 박광룡(바젤)을 최전방에 내세워 일본의 골문을 위협했다. 북한은 후반 5분 결승골을 뽑아냈다. 중원 한복판에서 길게 일본 문전으로 날아든 볼을 박광룡이 헤딩으로 연결하자 이를 박남철이 놓치지 않고 재차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 일본의 자승자박

일본 선수단은 전날 (14일) 평양 순안공항에 입국했지만 무려 4시간을 공항에 묶여있었다. 비자와 여권 기재 내용까지 철저히 따진 북한 공항 관계자들은 자케로니 감독까지 입국심사대에서 되돌려 보냈다. 사실 자승자박이었다. 일본도 북한선수단이 9월 2일 원정을 위해 사이타마를 찾았을 때 두 시간 넘도록 입국 수속을 진행했다. 경기 외적인 피곤함도 컸지만 미흡한 준비도 패배에 한 몫 했다. 일본축구협회는 베이징에 천연잔디와 인조잔디 훈련장을 두 곳 섭외했으나 자케로니 감독이 거절했다. 김일성경기장 그라운드는 인조잔디였다. 자케로니 감독은 “북한은 경고를 각오한 듯 거칠었다”고 평가한 반면 일본 수비수 곤노(FC도쿄)의 첫 마디는 “우리다운 플레이가 전혀 없었다”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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