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조인성-정대현-이승호(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구단은 부정적…미계약자 4명 운명 조만간 결론날 듯
‘통 큰 지갑’을 연 롯데의 실탄은 이대호가 일본행을 선택하면서 고스란히 남아있다. 호기 좋게 ‘내 몸값은 50억원’이라고 여기저기에 소문내며 LG와의 우선협상에서 고자세를 보였던 이택근은 뜻밖에도 친정팀 넥센에 둥지를 틀었다.
2011시즌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20일 타구단 교섭 시작과 함께 2라운드에 접어들자마자 거세게 요동쳤다. 이대호의 일본행이야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이지만, 이택근이 총액 50억원을 받고 넥센과 계약하면서 타구단 접촉이 가능한 첫날부터 소용돌이가 몰아쳤다.
● 롯데발 반전? 큰 이변 없을 듯
20일까지 원소속구단을 포함해 새 구단과 계약을 하지 못한 선수는 일본 진출을 선언한 이대호를 제외하고 김동주(전 두산), 조인성(전 LG), 정대현 이승호(20번·이상 전 SK) 등 총 4명. 이대호도 놓치고, 여기에 임경완까지 SK에 빼앗긴 롯데는 당장 여유자금이 두둑했지만, 그 총알로 다른 FA 선수를 데려오긴 힘들어 보인다. 이택근까지 넥센과 사인하면서 롯데가 관심을 줄 수 있는 선수는 타자 중 김동주, 투수 중 이승호 정도인데,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
특히 장병수 사장은 “FA 선수 영입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보호선수 20명 이외의 유망주를 내주는 출혈을 감당하기는 부적절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단정적으로 ‘FA 영입은 없다’고 못을 박지는 않았지만, 비관적 느낌이 강했다. 장 사장은 “우선 외국인 투수 두 명을 좋은 선수로 데려오는데 집중할 것이고, 국내외를 망라해 유능한 투수코치를 데려올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가 이대호를 놓치면 뭉칫돈을 들고 시장에 나올 것으로 지레 겁먹은 몇몇 구단의 우려는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 ‘미계약자 4명’의 운명은?
타구단과의 우선협상 첫날, 이택근 송신영 임경완의 릴레이 계약이 발표됐듯 타구단 선수에 대한 영입 의지가 있으면 대부분 ‘속전속결’로 영입이 이뤄진다. 과거 예로 봤을 때 ‘거물급 FA 계약선수’ 중 뒤늦게 사인한 선수는 2008시즌 뒤 두산에서 롯데로 옮겨간 홍성흔 정도가 유일하다. 따라서 미계약자 네 명의 운명도 앞으로 하루 이틀이 고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해외진출을 염두에 둔 정대현과 이승호까지 제외한다면 김동주와 조인성의 운명은 ‘원대복귀’냐 ‘이적이냐’로 조만간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두산 불펜 정재훈이 4년에 28억원을 받고, 이택근 역시 상식을 뛰어넘는 50억원을 받는 등 이번 FA 시장이 몇몇 선수들에 한해 과열 양상을 빚고 있어 의외의 계약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