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액 베팅…롯데, ‘짠돌이’ 이미지 탈피

입력 2011-11-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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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억 제안’의 의미?

“돈보다 도전정신”…이대호도 설득력 얻어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이대호가 롯데의 제안을 받았더라면,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메가톤급 빅딜이 성사되는 셈이었다. 롯데 배재후 단장은 롯데의 4번타자인 FA 이대호와 3차례(15·17·19일) 회동을 가졌는데 에두르지 않고 17일 두 번째 만남에서부터 꺼내든 베팅액이 100억 원이었다. 4년 총액 100억으로 보장금액만 80억원에 달하고, 20억원은 옵션으로 책정됐다. 역사상 최고 대우를 제시받았음에도 이대호는 고사하고, 일본 진출을 선언했다.

그러나 비록 실제 돈이 오고가지 않았어도 100억 베팅은 복합적으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일단 롯데는 100억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질러서 그동안 새겨졌던 ‘투자에 인색한 구단’이라는 이미지를 일거에 불식시킬 수 있게 됐다. 또 ‘어떻게 이대호를 놓칠 수 있느냐?’라는 부산팬들의 질책어린 시선도 ‘그래도 롯데가 할 만큼 했다’라는 동정의 눈길로 바꿔놓을 수 있게 됐다.

100억을 마다한 이대호도 무형적 소득을 얻었다. 100억마저 마다하고, 일본 진출을 시도하는 도전정신의 순수성이 더 설득력을 얻게 됐기 때문이다. 또 친정팀과 서운함이 남지 않는 쿨한 이별을 함으로써 향후 선택의 폭도 넓혀 놨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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