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 “이기고 우승하고 싶어 끝까지 닥공”

입력 2011-1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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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최강희 감독이 우승이 확정된 순간 미리 준비한 밀짚모자와 장화를 신고 팬들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별명인 ‘봉동 이장’에 딱 어울리는 의상이다. 전주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뚝심의 승부사’ 전북 최강희 감독 소감

비겨도 정상이지만 선수들에 승리 주문
숨은 공로자 김상식 40세까지 뛰어주길…
올 시즌 K리그 최대 화두는 전북 최강희 감독의 ‘닥공(닥치고 공격)축구’였다. 강호를 만나면 때론 수비 위주 플레이를 하고픈 유혹도 있었고, 어려움도 많았지만 단 한 번도 공격 축구를 포기한 적이 없었다. 뚝심 있게 묵묵히 팀 패턴을 유지했다. 홈에선 절대 물러섬 없이, 강하게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는 지론을 그라운드에서 펼쳐냈다. 챔피언결정 2차전(4일)에서도 울산에 첫 골을 내준 뒤 두 골을 몰아치는 저력을 발휘했다. “비기고 우승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봤다. 꼭 이기고 우승하고 싶었다.” 전북의 우승을 알리는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곤 코트 깃을 다시 여미던 그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혀 있었다.

-우승 소감은?

“정상에 선다는 게 너무 힘들다. 우리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실패하며 걱정이 컸다. 울산 원정 1차전을 승리한 게 힘이 됐다. 전반에 실점이 없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했지만 이동국의 PK 실축으로 위축됐다. 하지만 홈에서는 실점을 먼저 해도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2년 만에 정상에 올랐는데, K리그에서 명문 팀으로 도약할 수 있는 여러 조건을 갖춰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 내 후년에도 계속 K리그에서 좋은 경기를 하고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

-꾸준히 공격 축구를 했다.

“선수들에게 꼭 이기고 우승하자고 말했다. 이동국의 PK 실축이 분수령이 됐다. 이동국이 PK 키커로 나서는 건 사전에 약속해뒀다. 시즌 내내 이동국이 좋은 모습을 보였으니 득점 신기록 기회를 주고 싶었다. 하지만 두 번째 기회가 왔을 때는 나도 급해 에닝요를 키커로 세웠다.”

-숨은 공로자를 꼽는다면?

“올 시즌 김상식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그를 선택한 건 정말 큰 복이라고 생각한다. 이동국이 겉으로 드러나는 활약을 해줬다면, 숨은 공로자는 김상식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40세 넘도록 계속 현역 생활을 해줬으면 싶다.”

-‘닥공 축구’라는 표현에 대해?

“팬들이 붙여준 표현이다. 올해는 홈과 원정 모두 공격적인 플레이를 주문했다. 선수들도 ‘닥공’이라는 생각을 염두에 뒀고, 공격적인 성향을 갖게 됐다. 선수들에게 ‘이토록 공격적인 축구를 하면서 1위를 줄곧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정말 자랑할 만 하다’고 말해줬다.”

-이동국이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6월 이전에 구단에 재계약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솔직히 이적은 안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여러 팀들의 오퍼가 들어올 때 불안하긴 했다. 팀도 이동국도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그래도 재계약 문제가 잘 해결됐으니 앞으로 몇 년 간은 지금처럼 잘할 것으로 믿는다.”

-우승 트로피를 한 개 더 추가했다.

“전북에서 많은 걸 이뤄가고 있다. 클럽하우스도 내년에 생기고, 좋은 선수들을 꾸준히 영입해서 항상 선두권에서 경쟁할 수 있는 팀이 됐으면 한다. 아시아 무대를 위해 더 정진하고 싶다.”

-명문 팀의 조건이 있다면?

“성적과 시설이 함께 있어야 한다. 2009년 이후 모기업 현대자동차가 축구 마케팅을 위해 관심을 많이 가져주고 있다. 지도자도 선수도 큰 목표에 욕심을 갖고 계속 노력해야 한다.”

-넥타이 색깔(녹색과 검정 줄무늬)이 독특하다.

“2009년 우승하고, 한 팬이 선물하면서 ‘가슴의 별 하나는 너무 외로워 보입니다. 두 번째 별을 따세요’라고 했다. 오늘 두 번째 맸던 넥타이였는데, 승리했다.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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