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특급용병 에닝요·루이스, 뼛속까지 전북맨

입력 2011-1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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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1 K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 울산현대 대 전북현대 경기에서 전북현대 에닝요가 후반전 역전골을 성공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 울산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브라질 공격 듀오 2골 합작 맹활약
내년도 전북잔류…벤치 믿음 보답
최감독 “한국형 용병의 표준” 극찬
전북을 K리그 챔피언에 등극시킨 일등공신으로 브라질 공격 듀오 에닝요와 루이스(이상 30)를 빼놓을 수 없다. 울산과의 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둘은 동점골과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전북의 통산 두 번째 K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최강희 감독은 “전형적인 한국형 용병이다. 항상 중요할 때 우리에게는 에닝요와 루이스가 있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란히 5일 고향 브라질로 출국하는 둘은 내년에도 전북에 그대로 남는다. 루이스는 이미 내년까지 계약돼 있고, 에닝요는 올 7월 팀과 재계약했다.

○절체절명의 순간, 기록의 사나이 에닝요

에닝요는 이미 검증된 스타였다. K리그 대표 용병으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전북에서 더 실력이 만개했다. 울산 원정으로 열린 챔프 1차전에서 두 골을 몰아쳤던 에닝요는 이날 팀이 0-1로 뒤진 후반 14분 PK 동점 골을 뽑아내며 전북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2009년 챔피언결정전에서 에닝요는 두 골을 작렬시켰고, 올해에도 세 골을 몰아쳤다. 이는 역대 챔프전 최다 골 기록이다.

사실 이날 경기에서 전북은 먼저 골을 넣을 뻔 했다. 하지만 전반 25분 이동국이 자신이 얻어낸 PK 찬스를 놓치며 분위기를 잃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동국의 PK 실축이 바로 승부의 분수령이었다”고 밝힐 정도로 분위기가 떨어졌다. 하지만 전북에는 에닝요가 있었다. PK 성공률 100%를 자랑하는 그였다. 두 번째 PK 찬스를 얻었을 때 에닝요는 놓치지 않았다. 그는 “(두 번째 PK 상황 때) 조금 망설였는데, 이동국이 나더러 직접 차라고 양보해줬다.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환하게 웃었다.

○전북 벤치를 울고 웃게 한 루이스

최 감독은 루이스에 대해 “롤러코스터를 많이 타서 걱정했지만 그래도 공격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선수”라고 언급한다. 루이스는 올 시즌 정규리그 22경기에서 3골(2도움)로 기록은 썩 좋지 않다. 하지만 울산과 챔프 2차전에서 후반 23분 그림 같은 역전 골로 3만여 홈 관중을 열광케 했다. 가장 중요할 때 최상의 결과를 낸 루이스는 옐로카드를 마다하지 않고 유니폼 상의를 벗어 보이는 골 세리머니로 짜릿한 기쁨을 만끽했다.

루이스는 아주 성실한 편은 아니다. 고된 훈련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비교적 성실한 편인 에닝요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자신이 교체될 때면 개인 물품을 집어던지는 등 감정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그래도 결국 루이스는 마지막 잔치의 주인공이 됐다. 고질이었던 개인플레이 대신 희생을 택했기에 가능했다. 중앙에서, 측면에서 공격과 수비 모두 가리지 않고 폭넓은 움직임으로 최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루이스는 “생각한 방향으로 정확히 볼이 갔다. 사실 패스를 하려고 했는데 주위에 동료가 보이지 않아 직접 슛을 했다”며 “아시아 정상 실패로 느낌이 너무 좋지 못했는데, 서서히 회복되는 동료들을 보고 희망을 되찾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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