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감독 “박찬호, 근력 떨어진 투구폼…제구에 신경써야”

입력 2011-12-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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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가 한국리그에서 뛴다. 국내 1호 메이저리거지만 내년 그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넥센 김시진 감독은 “제구력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스포츠동아DB

김시진 감독이 말하는 성공요건

투구 동작때 팔 벌어지고 팔꿈치 떨어져
ML과 달리 한국선 기교파 투수가 통해
폼 바꾸는 것보다 공 끝에 더 집중해야
기교파 투수가 돼야 산다.


박찬호(38)는 내년 시즌 국내 무대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까. 박찬호의 한양대 대선배이자, 한국 최고의 투수조련 전문가인 넥센 김시진 감독(53)은 “제구력이 제 1관건”이라고 평가했다.

한 때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공을 던졌던 박찬호도 세월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 냉정하게 평가해, 박찬호는 이미 전성기가 지난 투수다. 올시즌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직구 최고구속은 140km대 중반 정도였다. 김 감독은 “투수가 10년을 던지면 폼이 2∼3번은 바뀌게 마련이다. 나이가 들면서 근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근의 박찬호 역시 (예전보다) 투구 동작시 팔이 벌어지고, 팔꿈치의 높이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투구폼을 이전처럼 되돌리려는 처방은 신중해야 한다. 김 감독은 “폼이 바뀌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인정하고 가야 한다. 예전과 같은 몸이 아닌데, 팔꿈치를 높인다면 도리어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고 했다. 대신 “제구력과 공끝에 신경을 더 써야 한다”는 것이 김 감독의 조언이다. 올시즌 일본프로무대에서 박찬호는 경기중반 이후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잦아지면서 난타를 당하곤 했다. 5월, 오릭스 오카다 아키노부(54) 감독으로부터도 “실투가 많다. 신중하지 못하다”는 혹평을 들어야 했다.

박찬호는 선수생활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냈다. 김 감독은 타자들의 습성 차이에 주목한다. “미국과 달리 한국·일본 타자들은 방망이를 쉽게 내지 않고, 세밀하다. 투구수가 (미국에서 던질 때보다) 많아질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파워피처가 통할 수 있어도, 한국과 일본은 상황이 다르다. 일본의 경우만 보더라도 제구가 좋은 투수들이 성적을 낸다. 한국타자들도 이제 140km대 중반의 직구는 충분히 칠 수 있다. 박찬호 역시 제구와 종속에 집중해야 한다. 변화구는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하는 수준이라고 본다.”

마운드 위에서의 풍부한 경험은 박찬호가 가진 최고의 장점. 베테랑인 만큼 경기운영 능력 등은 좋은 평가가 뒤따른다. 김 감독은 “박찬호가 노련함을 잘 살린다면, 10승 언저리는 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쉽지 만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높아진 한국야구의 수준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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