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tter Interview]두산 이종욱 “아내이름 부르며 마인드컨트롤”

입력 2012-0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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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종욱. 스포츠동아DB.

현대서 방출땐 좌절도 후회도 많이 했죠
날 믿고 써 준 김경문 감독님 평생의 은인
타격왕 한번 해 보고 싶은데…그게 ㅋㅋ
하루만 류현진 돼서 타자 요리해 봤으면…
타석에서 준비동작 때 가슴을 쿵쿵 치는 이유는?

“아내이름 부르며 마인드컨트롤”

두산 이종욱(32)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SNS로 인터뷰 공지가 나간 후 비단 두산뿐 아니라 타 구단 팬들이 질문세례를 퍼부었다. 그도 팬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트위터 인터뷰를 통해 2006년 현대에서 방출되며 겪었던 고충,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스타플레이어로서의 삶, 그리고 아빠, 친구, 제자로서의 인생을 가감 없이 털어놨다. 그가 선정한 친필사인볼의 주인공은 @JooRi_J, @hongnaeng9, @geocrystal이다.


-야구를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 후회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leeinsuni)

“뿌듯했던 순간은 2006년 잠실 개막전에서 엔트리에 등록됐을 때. 될 줄 몰랐거든요. 후회한 적은 많죠. 특히 2000년 (현대로)입단했을 때 2군 생활도 몰랐고 프로에만 오면 무조건 스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절박함이 없었고 노력도 안 했던 것 같아요. (방출 후)좌절도, 후회도 많이 했어요.”


-8개 구단 1번 타자 중 괜찮은 선수는 누구며 왜 그런지 궁금합니다.(YangGeon)

“(이)용규(KIA)나 (정)근우(SK), (김)주찬(롯데)이도 좋고요. 근데 모든 선수들이 그렇듯 그해에 컨디션 조절이 가장 중요한 거지 실력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요.”


-1번 타자는 수비, 도루능력, 선구안, 타율, 파울을 만들어내는 능력, 출루율, 작전수행능력 등을 필요로 하는데 어떤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나요?(tripleH0821)

“출루율이죠. 1번은 나가면 도루해야 하고 작전도 수행해야 하고 머리를 많이 쓰는 위치인데 어쨌든 출루가 선행돼야 다음 플레이가 가능하니까요.”


-2012시즌 중간이라고 생각하고 딱 한 경기만 한 명과 바꿔서 게임을 할 수 있다면 어느 선수와 바꾸고 싶나요?(hongnaeng9)

“(류)현진이(한화)요. 자기 볼에 다 자신 있고 던지고 싶은 곳에 다 던질 수 있으니까 타자들을 상대하기 재미있을 것 같아요.”


-야구인생에 잊지 못할 평생의 은인이 있다면?(JooRi_J)


“(손)시헌이도 있는데 김경문 감독님이죠. 정말 아무것도 없던 저를, 눈빛만 보고 명단에 넣어주셨어요. 계속 못 했는데도 끝까지 믿어주셔서 지금까지 야구를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항상 감사드려요.”


-시즌이나 국제경기에서 찬스에서 강한 편인데 특별한 비결이 있나요?(TimLincecumSF55)


“원래 득점권타율이 안 좋았어요. 타석에서 부담을 느끼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오히려 저에게 찬스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긴박한 상황을 즐기고요.”


-‘종박’이라는 별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_shortstop 외 다수)

“솔직히 그동안 인정 안 했는데 보다 보니 똑같더라고요. 하하. 좋은 별명이고 저만의 별명이 있는 게 좋아요.”


-진짜 태국어 아는 거 있나요?(Ballentines)

“네! 사와디캅. 하하.”


-타석 준비자세가 독특한데 이유가 있나요.(JJiBooo)

“몇 년 전에 반드시 쳐야하는 순간에 집사람 이름도 대고 도와달라고 기도하면서 가슴팍을 쳤는데 결과가 좋았어요. 그 이후에 마인드컨트롤의 의미로 하고 있어요.”

두산 뿐만 아니라 타팀 팬들로부터 수많은 질문 공세를 받은 이종욱은 자신의 야구 인생에서 평생 잊지 못할 은인으로 김경문 전 감독(현 NC 다이노스)을 꼽았다. 이종욱이 자신이 직접 뽑은 세 명의 질문자에게 전할 사인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만약 포지션이 투수였다면 꼭 삼진으로 잡아보고 싶은 타자가 있나요?(Yuna309)

“(손)시헌이? 하하.”


-이종욱에게 손시헌이란?(AAaReum31 외 다수) 의견충돌은 없나요?(hjsce91)

“만날 싸워서 더 친한 거예요(웃음). 저랑 시헌이랑 야구적인 면에서 성격이나 마인드가 완전 달라요. 야구얘기만 하면 싸우는데 결국 합의점을 찾죠.”


-유난히 틈이 안 보여 도루하기 힘든 팀이나 선수가 있나요? 100m는 몇 초?(chungcho17)

“저희 팀이 2006년 뛰는 야구를 시작하면서 견제가 심해졌어요. 포수, 투수들도 기량이 좋아지면서 이제는 모든 팀이 다 어렵고요. 달리기 기록은 대학 때 11초였어요.”


-원래 꿈이 야구선수였나요?(YM941209)

“저는 원래 축구하고 싶었어요. 아버지도 축구를 하시려다 꿈을 접으셨고 형도 육상선수 출신이고 저도 육상을 했었고. 친구들 따라서 야구를 하게 됐는데 아버지가 저를 어머니 몰래 도와주셨죠.”


-혹시 야구를 안 했다면 지금 무엇을 했을까요.(doosan39)

“축구선수. (국가대표도?)그…랬겠죠?(웃음).”


-외야수 말고 다른 포지션을 한다면.(thals4567)

“유격수? 하하. 내야수요. 제가 오른손잡이였다면 내야수 했을 거예요. 재미있잖아요.”


-선수생활 중에 꼭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Hustlebears)

“우승이 가장 먼저고요. 타격왕 한 번 하고 싶어요.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데 꿈입니다.”


-오재원 정수빈 등 후배들에게 가장 존경하는 선수로 꼽히고 있는데….(fullbase_)

“저는 칭찬 대신 장난식으로 독설을 많이 해요. 그런데도 애들이 잘 받아들여줘요.”


-한국 시리즈 7차전 동점 9회말 2사 3루에서 타석이라면?(Real_hye)

“쳐야죠. 원래 다음 타자에게 연결해주려는 스타일이었는데 김민호 코치님이 ‘피하지 말고 찬스에서 쳐서 네가 스타가 되라’고 조언해주셨어요.”


-과거와 현재, 미래의 이종욱은?(geocrystal)

“과거에는 굉장히 여린 청년이었고 현재는 모든 분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이종욱이고, 미래는 운동을 그만둬도 사람들 기억 속에 영원한 선수요.”


-이종욱에게 두산 베어스란?(wlgus6916)

“나를, 이종욱이라는 이름을 만들어준 팀.”


-야구란?(hyeri0701)


“가장 어려운 질문이에요. 음…. 꿈이다. 아주 좋은 꿈이다. 저의 목표, 희망, 모든 걸 책임져주는.”


WHO 이종욱?

▲생년월일=1980년 6월 18일
▲출신교=면목초∼홍은중∼선린정보고∼영남대
▲키·몸무게=176cm·78kg
▲프로 입단=1999년 현대 2차 2라운드 16순위 지명·2003년 현대 입단·2006년 두산 신고선수 입단
▲경력 2008년 베이징올림픽,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통산성적 682경기 타율 0.300(2472타수 742안타)13홈런,223타점,232도루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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