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열애설 터질때마다 결혼 생각이…이미 늦었나?”

입력 2012-01-28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맨유 입단 이후 200경기 출장을 앞둔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우승 트로피를 안아보지 못한 FA컵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박지성은 28일 리버풀과 FA컵 32강전을 갖는다.스포츠동아DB

국 맨체스터에서 그를 만나다


축구선수 안했으면 지금쯤 야구선수?
솔직히 평범한 회사원 됐을 것

8∼9세 어린 해외파 동료들 조언?
박주영만 빼고 다 잘하고 있는데 ㅋㅋ

올해 소원은 맨유의 FA컵 우승
대표팀 복귀는 절대 없을 것



세계적인 축구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31)을 27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캐링턴 구장에서 만났다. 경기장에서 보여줬던 카리스마와 달리 온화한 표정으로 인터뷰실까지 기자를 안내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인터뷰 내내 박지성은 웃으며 답했다. 간혹 재치 있는 대답으로 인터뷰실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박지성은 자신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더 오랫동안 활약할 선수로는 이청용(24·볼턴)을 꼽았다. 박지성과 이청용은 현 EPL 태극전사들 가운데 영국에서 함께 보낸 시간이 가장 길고, 인근 도시에 살아 그만큼 가깝다. 맨유에서 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린 박지성은 2011∼2012시즌 영국 FA컵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맨유에 입단한 이후 유일하게 FA컵에서만 우승하지 못해 반드시 정상에 서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최근 선수생활을 어떻게 마무리할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그의 과거와 현재, 꿈꾸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축구 선수 아니었다면 야구 선수?

-외국생활을 오래했는데, 가장 잘하는 요리는. 설에 떡국을 직접 끓여 먹었다고 들었다.

“떡국은 직접 해먹었다. 요리를 잘 하지는 않지만 떡국 정도는 끓여 먹는다. 한식을 제일 좋아하고, 개인적으로 닭요리 좋아 한다. 한국 가면 치킨도 시켜먹고, 닭요리 먹으러 많이 다닌다.”

-열애설이 계속되고 있다. 결혼은 언제쯤 할 생각인가. 다른 선수들에 비하면 좀 늦은 것 같다.

“열애설이 나올 때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빨리 했어야 했는데’라는 생각도 든다.”

-열애설 나는 상대가 모두 명문가 아니면 유명 스타들인데.

“‘내가 축구를 하지 않았더라면 과연 그런 분들과 스캔들이 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박지성의 배우자 조건 25가지를 본 적이 있는지.

“오래 전에 봤다. 특별히 생각을 하면서 읽지는 않았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축구 안 했으면 무엇을 했을 것 같은가? 운동선수 외에 다른 직업을 꿈꾼 적이 있나.

“야구선수(웃음). 솔직히 다른 것을 생각해 본 적은 없다. 하나 꼽는다면 평범한 회사원?”

-해외파 동료들을 잘 챙겨준다고 들었다. 주로 하는 조언은.

“잘 챙겨주지 못하는데…. 나보다 8∼9살 어린 친구들인데. 박주영 빼고. 다들 잘하고 있기 때문에 해주는 조언은 특별히 없다.(웃음)”

-대표팀 복귀를 두고 주변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그럴 때 무슨 생각이 드나.

“솔직히 대표팀 복귀를 생각해 본 적 없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글을 보면 ‘다른 분들은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은 한다. 하지만 대표팀 복귀는 없다.”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젠가.

“현재까지는 축구할 때 가장 행복하다. 축구 말고 다른 곳에서 행복을 찾는다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하고 함께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영국에 있다보니 항상 가족과 친구들과 떨어져 있으니 외로운 건 사실이다.”

-요즘 한국축구가 위기라는 말이 많다.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난 한국축구가 어려움에 빠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린 선수들이 해외로 나와 경험을 쌓고 있고, 발전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경험을 쌓으면서 점차 나아질 것이기 때문에 대표팀이 어려움이 빠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려움에 빠졌다고 하는 분위기가 조성이 되면 선수들이 부담감을 갖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부분을 잘 이겨낸다면 크게 걱정할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

-박지성이 가장 존경하는 선수는 누구인가.

“닮 고 싶었던 선수가 정말 많았다. 윤정환 선배를 좋아했고, 그렇게 되고 싶었다. 대표선수가 되고는 (홍)명보형. 같은 방을 썼는데 당시 나에게는 엄청난 경험이었다. 명보형은 이미 대스타였고 나는 막 대표팀에 들어온 단계였기 때문에 모든 걸 보고 배우고 싶었다. 대표팀에서 같은 방을 썼던 선배들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올림픽대표 시절 (박)진섭이형과도 방을 쓰면서 좋은 점을 많이 배웠다. 운이 좋게도 같은 방을 쓰던 선배님이 좋은 영향을 주셔서 선수생활을 잘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 것 같다. 어릴 때 존경하고 닮고 싶은 선수들을 만나서 운이 좋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함께 뛰었던 설기현, 김남일이 인천에 입단했는데.

“좋은 소식이다. K리그의 발전과 흥행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역대 3차례 월드컵에 출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와 이유는.

“가 장 기억에 남는 건 당연히 2002년 한일월드컵이다.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을 만큼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첫 번째 월드컵이었고, 4강까지 올랐다. 국민 모두가 축구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짜릿한 경험을 했다. ‘축구 하나로도 이렇게 사랑을 받을 수 있구나’라고 느꼈고, ‘축구선수라 너무 행복하다’라고 느끼게 해준 월드컵이었다.”

-2002월드컵을 통해 얻은 반면 잃은 것도 있나.

“일반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아직도 유명하다는 부분은 어색해. 선수생활을 마무리 한다면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다른 두 월드컵대회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나.
“다른 두 대회도 물론 기억에 남는 추억이 있다. 2006년 독일월드컵은 나에게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갖는 첫 월드컵이었고, 비록 16강 진출은 실패했지만 원정에서 첫 승을 거두는 소득이 있었다. 2010년 남아월드컵은 원정 월드컵으로는 처음으로 16강 진출을 해냈다.”

 박지성(오른쪽)이 자신의 기록을 깰 후계자로 이청용을 꼽았다. 이청용은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내 기록 이청용이 깰 것

-맨유에 입단해서 197경기를 뛰었다. 200경기까지 3경기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렇게 많은 경기를 뛴 줄 몰랐다. 7년 뛰는 동안 부상도 있었고. 더 뛰었어야 될 것 같기도 하다. 맨유의 일원으로 200경기나 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기 때문에 믿기지는 않는다. 200경기를 뛰게 된다는 건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로 후배들이 이 기록을 깰 것이라 확신한다. 특히 (이)청용이가 깰 것이다.”

-FA컵 경기를 앞두고 있다. 각오는.

“영국에 온 뒤 우승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유일한 컵 대회이기 때문에 반드시 우승을 하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다. 잉글랜드에서는 가장 큰 대회 중 하나이고,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남다른 의미가 있다. 잉글랜드는 다른 나라에 비해 FA컵이 비중이 크다. 당연히 우승해야 한다.”

-혹시 언론에 바라는 점이 있나.

“물어보면 고쳐 주실 것인가. 사생활 기사는 자제해주셨으면 좋겠다. 축구관련 기사는 언제든 환영이다. 비판이든 칭찬이든. 하지만 사생활 기사는 칭찬도 비판도 부담스럽다.”

-은퇴 후 등 미래를 서서히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계획을 공개해줄 수 있나.

“수차례 밝혔지만 지도자 계획은 없다. 아직 고민 중이다. 축구행정이나 다른 일로 한국 축구나 스포츠 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다. 선수생활은 언제까지 할지는 모른다. 길게는 몇 년이 될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2년은 선수생활을 유지할 것이다.”

맨체스터(영국) | 김신애 통신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