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양승호 감독은 왜? “日캠프 명단 코치가 짜”

입력 2012-02-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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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양승호 감독은 코치들에게 만장일치를 전제로 한‘인사권’을 일임하고 의미심장한 책임을 부여했다. 스포츠동아DB

“내 분야만 보지 말고 팀전체를 보라”
‘포스트 양승호’ 안목키우기 깊은 뜻
롯데는 5일 사이판에서 일본 가고시마로 이동할 선수를 추려낸다. 가고시마 캠프는 실전모드이기에 아픈 선수, 팀 승리에 도움이 못될 선수는 탈락이다.

이상화, 김원중 같이 몸이 정상이 아닌 투수들은 사이판에서 캠프를 접는다. 이밖에도 3∼4명쯤 추가될 계획이다. 반대로 사이판 캠프에는 탈락했지만 김해 상동의 2군 연습장에서 몸을 만든 선수 중에서 가고시마로 불러들일 선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롯데의 독특한 점은 캠프 탈락, 합류 리스트를 감독이 아니라 코치가 정한다는 것이다. 양 감독은 “코치들한테 5일 미팅 때까지 확정해 알려달라고 했다”고 들려줬다.

대원칙은 코치들의 만장일치다. ‘저마다 의견이 다르겠지만 만장일치가 나올 때까지 토론을 하라’는 뜻이 담겨있다. 그 이유에 대해 양 감독은 “가령 수비코치는 수비 잘하는 선수를 데려가려 한다. 타격코치는 반대다. 그러나 코치라면 모두 감독이라는 큰 꿈을 꾸는 사람들 아닌가? 이런 사람들이라면 자기 분야만 챙기지 말고, 팀 전체를 시야에 넣어야 된다”고 말했다.

롯데에서 양 감독의 포지셔닝은 아주 독특하다. 그 흔한 사단을 1명도 거느리지 않고 롯데에 혈혈단신 들어왔다. 롯데를 사상 첫 정규시즌 2위로 올려놓은 뒤 맞은 집권 2년차 올해도 자기사람을 심지 않았다.

‘포스트 양승호’ 이후까지 보는 것이다. 롯데라는 팀을 긴 호흡으로 볼 때 프랜차이즈 코치들이 더 치열하게 공부하지 않는 한, 롯데의 미래는 없다고 보는 쪽이다. 파격적 권한위임은 결국 코치수련의 우회적 방편이기도 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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