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 허재 감독. 스포츠동아DB
‘골리앗’이 쓰러질 때마다, ‘농구대통령’의 마음도 ‘쿵.’
전주 KCC 허재(47) 감독은 한국농구 역사를 대표하는 불세출의 스타였다. 타고난 강골 덕분에 우리 나이로 마흔까지 코트를 누볐다. 그는 “잔부상은 좀 있었어도 무릎이나 허리, 발목 등 주요부위는 다쳐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롱런의 비결로 꼽았다. 하지만 올시즌 KCC는 현역 시절 허 감독의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부상병동이 됐다. 주축선수 가운데 한 시즌을 무사히 치르고 있는 선수는 임재현 뿐.
특히, 허 감독은 “요즘 (하)승진이가 넘어지기만 해도 가슴이 ‘철렁’한다”고 했다. 하승진의 신장은(221cm)은 외국인선수 디숀 심스(203cm)를 왜소하게 보이도록 만들 정도다. 상대의 집중견제를 받는데다가 몸의 균형을 잃기 쉬운 ‘거구’이다보니, 코트에 나뒹구는 일도 잦다. 허 감독은 “(하)승진이가 워낙 길다보니, 마치 고목나무가 쓰러지는 것 같다. ‘쿵’ 소리는 얼마나 큰지 벤치에서도 다 들릴 정도”라고 했다.
하승진은 KCC전력의 절반 이상이다. 사령탑 입장에서는 혹시 부상이라도 당할까봐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허 감독은 “올시즌에도 3주를 뛰면, 3주를 못 뛴 것 같아. 플레이오프 때 얼마나 잘하려고 그러는지…”라며 웃었다.
안양|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