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조작 시인…‘김성현 리스트’ 터지나

입력 2012-03-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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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조작 의혹에 대해 결백을 주장했던 LG 김성현은 검찰에 불려가자마자 혐의를 인정했다. 김성현이 어느 수준으로 진술했느냐에 따라 파장도 달라질 전망이다. 스포츠동아DB

전격 구속영장 신청…무슨말 했을까

단순가담 이상 구체적 정황도 포착한 듯
박현준-문성현 유일 연결고리 수사집중


8시간에 걸친 조사…. 김성현(23·LG)은 과연 무슨 말을 했을까.

김성현은 28일 오후 1시 진주에서 수사관들에 의해 체포된 뒤 압송돼 대구지방검찰청에서 오후 4시경부터 자정까지 8시간에 걸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자신의 경기조작 혐의를 대체로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김성현의 진술 내용에 대해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29일 오후 2시 대구지검 2층 상황실에서 정례브리핑을 연 박은석 대구지검 2차장검사는 “진술 내용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검찰 관계자도 “지금 (김성현의) 진술 내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수사팀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경기조작 제안 등 자신의 단순 가담 사실 이상의 무언가를 진술했다는 정황이 엿보인다.

검찰이 17일 프로야구 경기조작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기로 공식 선언한 때로부터 전직 대학야구선수인 브로커 김 모(26)씨가 구속되기까지는 8일이 걸렸다. 25일 브로커 김 씨의 구속 뒤 김성현의 체포까지는 사흘이다. 그리고 김성현의 체포 다음날 박현준(26·LG)이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에서 급거 귀국하고, 역시 같은 시간대에 귀국한 문성현(21·넥센)은 대구지검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구체적인 혐의점에 대한 김성현의 진술이 있었기에 수사의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성현이 어떤 진술을 했느냐가 엄청난 파급력을 갖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지금까지의 등장인물 전원과 관계를 맺고 있는 유일한 연결고리다. 프로야구 경기조작과 관련해 거명된 현역 선수가 3명 있고, 구속된 인물로는 브로커 김 씨가 있다. 김성현은 문성현과 팀 동료였다가 지난해 7월말 LG로 트레이드돼 박현준과 새롭게 팀 동료가 됐다. 또 브로커 김 씨와는 고교 동문이다.

그리고 29일 밤 대구지검은 예고된 수순대로 김성현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제 공은 법원으로 넘어갔다. 대구지방법원은 프로배구 승부조작 사건에서 단순 가담한 현역 선수의 영장은 기각했지만, 선수를 포섭하는 등 그 이상의 역할을 한 선수들은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이 김성현의 진술 내용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3월 1일 법원의 구속영장 실질심사 결과가 주목된다.

대구|정도원 기자 united9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united97in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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