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리 꿰찰까 조마조마… 재활 매진 정재훈의 속마음

입력 2012-03-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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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스포츠동아DB

“제 자리가 보장돼있다고요? 아니에요. 저도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투수 중에 하납니다.”

두산 정재훈(34)은 지난해 중간계투로는 이례적으로 많은 금액(28억 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그를 보는 눈이 달라졌고 부담감도 늘었다. 그러나 일본 가고시마에서 전지훈련 중인 그는 “서두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현재 재활조로 분류돼 보강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경기당 이닝수가 많아지면서 어깨에 무리가 갔고 후반기에는 결국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다. 미국 애리조나 1차 캠프에 합류해 지난달 22일 일본으로 넘어왔지만 25m 캐치볼을 소화하고 있을 뿐이다.

재활과정은 예상보다 순조롭다. 마음만 먹으면 좀 더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다. 개인적인 욕심도 있다. 투수라면 마운드 위에서 공을 힘껏 던지고 성적을 내고 싶은 게 당연하다. 그럼에도 서두르지 않는 이유는 만에 하나 다시 돌아왔을 때 또 아플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다. 그는 “완벽하게 몸을 만들어서 돌아가야 투수로서 팀에 도움이 되는 것 아니냐”며 “일부러 캐치볼도 25m에서 더 늘리지 않고 있다. 마음이 급하다고 서둘러 몸을 만들고 마운드에 올라가서 못 하면 그건 선수로서도, 팀으로서도 마이너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FA선수로서의 여유가 아니다. 그는 “1군은 전쟁터다. 절대 ‘내 자리’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며 “내가 없을 때 재능 많은 젊은 투수들이 빈 자리에 들어오려고 치열하게 싸울 것이다. 팀 전체로 봐서는 시너지효과지만 개인적으로는 나도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기 위해서 좀 더 몸을 단단하게 만들고 잘 던질 수 있을 때 올라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핑계도 대지 않았다. 그는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선수가 아프다는 것은 몸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의미”라며 “좀 안 좋을 때 보강훈련을 열심히 했더라면 안 아팠을 것이다. 그런 부분이 후회된다”며 책임을 통감했다. 더 높게 뛰기 위해 잠시 몸을 움츠렸지만 마음만은 치열한 이유다.

가고시마(일본)|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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