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김대호는 3일 AFC챔피언스리그 애들레이드(호주)와의 경기 당일 새벽 인터뷰하는 꿈을 꿨다고 했다. 애들레이드전에서 골을 터뜨린 뒤 코치진과 부둥켜안고 있는 김대호.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결국 공식인정…꿈처럼 기분좋은 인터뷰
프로 3년차 풀백 김대호(24·사진·포항)는 3일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애들레이드(호주)와 홈경기에서 프로 데뷔 골을 넣었다. 그는 하루 뒤 골에 얽힌 사연을 공개했다.
김대호는 경기 당일 새벽 2차례 꿈을 꿨다. 첫 장면에서는 백년초를 먹었다. 다른 장면에서는 인터뷰를 했다. 백년초를 먹은 직후에는 몸에서 독소가 빠져나가 체력적으로 힘들다. 썩 좋은 꿈이 아니라고 여겼다. 하지만 인터뷰하는 꿈을 꿨기 때문에 다행이었다.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만 인터뷰를 하기 때문이다.
꿈은 현실과 비슷했다. 김대호는 후반 23분 결승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공식기록은 애들레이드의 자책골이었다. 프로 입단 3년 만에 처음 넣은 골이 날아갈 위기였다. 경기 종료 후 그는 팀 관계자들에게 확인을 부탁했다. 샤워를 하고 라커룸에서 나오던 김대호는 AFC 관계자에게 경기 기록지를 받았다. 골이 인정됐음을 확인한 후 미소를 지었다.
김대호는 “좋지 않았던 상황이 뒤집힌 게 꿈하고 딱 맞아 떨어졌고, 하루가 지났지만 실제로 인터뷰하게 된 것도 신기하다. 첫 경험을 한 번에 몰아서 하게 돼 너무 기분 좋다”며 웃었다.
중앙수비수 출신 김대호는 프로에 입단해서야 제대로 된 풀백수업을 받았다.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빠른 스피드와 저돌적인 플레이로 지난해부터 1군 멤버가 됐다.
그는 “황선홍 감독님이 칭찬해주셨다는 걸 기사를 보고 알았다. 덕분에 자신감을 많이 얻을 것 같다”며 “냉정한 볼 처리로 세밀함을 갖춘 선수가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