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준석.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8회 마무리 손승락 상대 2타점 역전3루타
4안타 불꽃…“김진욱감독께 V 선물 보람”
8일 잠실 넥센전, 10-11로 뒤진 8회 1사 1·3루서 두산 최준석(30)이 타석에 섰다. 그리고 1루주자 오재원이 도루를 성공해 만들어진 1사 2·3루서 상대 손승락의 142km짜리 몸쪽 직구를 받아쳐 안타를 만들어냈다. ‘가볍게 넘겨 친다’는 생각으로 친 타구는 정확하게 우중간을 갈랐고 펜스까지 느리게 굴러갔다. 이미 2명의 주자는 홈을 밟은 상태. 그는 전속력으로 질주해 3루에 안착했다. 평소 제스처가 크지 않은 그지만 이날만큼은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려 기쁨을 표현했다. 전날 패배를 설욕하고 팀의 시즌 첫 승을 결정짓는 2타점 역전 결승타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5-10으로 뒤진 7회 1사 1·2루서도 적시타를 때려내며 역전드라마의 도화선에 불을 지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캠프 때부터 키 플레이어로 최준석을 꼽곤 했다. “(최)준석이는 120타점을 충분히 칠 수 있는 타자”라며 “중심타선에서 (최)준석이가 해주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그도 겨우내 어느 때보다 많은 구슬땀을 흘렸다. 목표도 하나였다. “팀을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생애 첫 100타점에 도전하겠다!”
고무적이게도 시즌 시작 전 몸 상태가 좋았다. 시범경기를 치르며 종아리 근육통이 생겼지만 충분한 휴식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7일 개막전에 5번 지명타자로 나서 3타수 1안타로 방망이를 예열하더니 다음날은 5타수 4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무엇보다 결정적일 때 한방을 터트리며 중심타자로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사실 이날 두산은 패색이 짙었다. 팀 마운드가 일찌감치 무너지면서 난타전이 벌어졌고, 7회초까지 5-10으로 크게 뒤져있었다. 특히 4회 어렵게 5-5 동점을 만들었지만 5회 곧바로 4실점하면서 추격 의지가 꺾였다. 그러나 두산 타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7∼8회 무려 8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그 중심에 최준석이 있었다.
최준석은 경기 후 “(8회) 감독님이 타석에 서기 전 부담을 가지지 말라고 했고, 외야플라이 하나면 동점이 되겠다는 편한 마음으로 섰다”며 “(오)재원이가 도루에 성공하면서 (주자를 불러들이기 위해) 가볍게 넘겨 쳐야겠다고 친 것이 결승타가 됐다”고 복기했다. 이어 “어제 개막전 패배로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친 역전타라 기쁘다. 그리고 감독님 부임 이래 첫 승을 안겨드린 게 정말 좋다”며 “지난해 우리 팀이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올해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긴장의 고삐를 조였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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