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성폭행’ 옹호여성이 경찰됐다니…경남지방경찰청 ‘폭주’

입력 2012-04-10 10: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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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집단성폭행 사건’ 당시 가해자들을 옹호하는 글을 남겼던 여학생이 현재 경남지역에서 경찰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밀양 집단성폭행은 2004년 고등학생 44명이 여중생 자매를 1년간 성폭행한 사건을 말한다.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지만,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피의자 10명은 기소됐고, 20명은 소년부로 송치됐다. 나머지 13명은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고소장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소권 없음’ 결정이 내려졌다. 반면, 피해자는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당시 고3 학생이던 A씨는 친구의 미니홈피 방명록에 “잘 해결됐나? 듣기로는 3명인가 빼고 다 나오긴 나왔다더니만...X(성기 지칭)도 못생기다더니만 그년들 ㅋㅋㅋㅋ 고생했다 아무튼!”이라는 글을 올렸다.

당시 누리꾼들은 A씨의 신상 정보를 알아내 공개 비난했다.

하지만 최근 A씨가 경남지방경찰청 소속 한 경찰서 생활안전과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남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는 A씨를 비난하는 항의 글이 쇄도했다. A씨는 2010년 경찰공무원 시험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남지방경찰청은 9일 해당 여경을 대기 발령하고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A씨는 이날 오후 경남지방경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공개 사과문을 올렸다.

“고등학교 10대 시절 철모르고 올린 글이지만 피해자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당시의 행동을 깊이 반성하고 머리숙여 사과드립니다. 당시 저는 2004. 12월경 밀양에서 발생한 여중생 성폭행사건의 피해자와 가족들이 얼마나 고통 받는 지 조금도 생각지 못하고 친한 친구의 싸이월드 방명록에 잘못된 글을 올렸습니다. 저의 어린 시절 잘못으로 인해 피해자와 가족을 가슴 아프게 한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하며 평생의 짐으로 안고 자숙 하겠습니다. 앞으로 생활하면서 언행에 조심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삶을 살도록 더욱 더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과연 A씨가 진심으로 반성했는지 의문”, “저런 사람이 어떻게 경찰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성폭행에 대한 기본 가치관 자체가 잘못됐다”,“사과가 아니라 사직을 해야 한다”,“밀양 사건 이후에도 관련자들은 서로 페이스북에서 친구 추가하며 즐겁게 지내고 있다”며 크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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