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현. 스포츠동아DB
넥센 김병현(33·사진)에게도 질풍노도의 시기가 있었다. 12일 목동 SK전을 앞둔 그는 전날 룸메이트 강윤구의 1이닝 9구 3탈삼진 기록을 언급하다, 애리조나 시절 자신도 같은 기록을 세운 적이 있음(2002년 5월 12일 필라델피아전)을 떠올렸다. “그 때는 뭐 2스트라이크 이후 ‘삼진 잡겠다’ 마음먹으면 둘 중 하나는 했던 것 같아요.” 그러나 세월의 흐름은 그도 비켜갈 수 없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회복력”을 ‘핵잠수함’ 발진의 선결과제로 꼽는다.
최근 김병현은 감기 몸살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그의 시선은 단지 ‘내 몸 하나’에 머물러 있지 않다. “딸 민주가 내게 옮았는지 감기기운이 있는 것 같아서 걱정된다”며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난 선수시절 집에 들어가면, (야구에만 집중하기 위해) 아기 보는 일도 잘 하지 않았다”는 선배 코치의 말에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귀가하기가 무섭게 딸을 끌어안기에 바쁘다. “예전에는 야구만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야구 말고도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역설적으로 ‘애처가’에 ‘딸바보’가 되면서, 김병현은 다시 야구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목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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