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신경현 “찬호형, 내려가실 때가…”

입력 2012-04-14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2일 청주 두산전에서 페넌트레이스 첫 승을 신고한 한화 박찬호. 하루가 지난 13일 8팀이 모인 4개 구장에서도 단연 박찬호가 최고의 화제였다. 청주|박화용 기자

박찬호 첫승, 그후…


힘남았다는 찬호…신경현 “6회부터 볼 뜬다”만류
김병현 “시범경기땐 페이크”정민태“투심 제구 굿”
김진욱 감독 “못칠 공 아닌데 찬호 노련미에 당했다”


명불허전! 한화 박찬호(39)의 페넌트레이스 첫 등판과 첫 승리는 하루가 지난 13일에도 전국 4개 구장을 뜨겁게 달군 화두였다. 한화는 개막 3연패를 끊어준 ‘코리안특급’ 덕분에 가라앉았던 분위기가 반전됐고, 박찬호의 투구를 관심 있게 지켜본 각 구단 감독과 선수들은 저마다 감탄사를 쏟아냈다.


○한대화 “기대가 컸고, 믿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시범경기 때와 다른 모습을 기대했으니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시킨 것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틀간 고민한 끝에 결단을 내렸고, 마음을 굳힌 이상 밀어 붙이기로 했다. 한 감독은 “경험과 관록을 믿었다. 스프링캠프 때 괜찮았던 것도 밑바탕이 됐다”며 “아마 본인의 부담이 더 컸을 것이다. 젊은 투수들이 보고 배웠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찬호를 교체시킨 신경현?

교체에 대한 뒷얘기도 공개됐다. 7회 1사 1·2루서 마운드에 오른 정민철 투수코치가 먼저 박찬호에게 “괜찮냐”고 물었고, “힘이 더 남았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러나 포수 신경현이 “형, 내려가실 때 됐다”라고 하더란다. 결국 박찬호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신경현은 “연습경기 때보다 확실히 공이 괜찮았고, 초반에도 정말 좋았다. 하지만 6회부터 직구가 조금씩 뜨더라”며 웃었다. 그래도 박찬호는 경기 후 신경현에게 “고생 많았다. 고맙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신경현도 “계속 잘 던지세요”라고 화답했다.


○김병현 “시범경기는 ‘페이크’였나”

대구 삼성전을 앞둔 넥센 덕아웃에서도 박찬호가 화제가 됐다. 김시진 감독은 “공을 채는 게 좋았다. 시범경기 때보다 팔 스윙이 빨랐다는 얘기”라고 분석했고, 정민태 투수코치 역시 “투심패스트볼이 저 정도 제구되면 앞으로도 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직 메이저리거 김병현은 “결과가 말해주지 않나. 시범경기 때는 ‘페이크’였나 보다”라며 웃기도 했다. 박찬호의 죽마고우인 홍원기 코치의 감회는 특히 남달랐다. 홍 코치는 “어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 자신을 믿어준 정민철 투수코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더라. 이를 악물고 혼신을 다해 던지는 모습에 내가 다 뭉클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김진욱 감독 “박찬호 노련미에 당했다”

박찬호를 상대했던 두산 김진욱 감독은 사직 롯데전에 앞서 “박찬호의 노련미에 졌다”고 말했다. “개인적 부담감이 굉장히 컸을 텐데 역시 베테랑다웠다”며 “볼 움직임도 좋고 슬라이더의 완급조절이 인상적이었지만 그렇다고 우리 타자들이 치지 못할 볼은 아니었다. 다만 수싸움에서 졌다”고 냉정한 진단을 내렸다. 공략법이 없던 것도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출신이지만 이제 불혹의 나이. 김 감독은 초반 투구수를 늘리는데 초점을 맞추도록 사전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두산 타자들이 오히려 급했다. 첫 타석에서 헬멧을 벗고 인사를 건네 화제를 모은 이종욱은 “그냥 했다”며 얼버무렸다. 선배에 대한 예우 차원이었지만 팀의 패배는 쓰렸기 때문이다.

문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