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폰 가격이 150만 원? 젠하이저 HD700 써보니

입력 2012-04-20 18: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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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 가격이 얼마라고? 스피커에 금칠이라도 했냐?’

독일 오디오 전문기업 젠하이저(Sennheiser)의 신제품 ‘HD700’의 가격표를 본다면 대부분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프리미엄 헤드폰의 국내 예상 가격은 무려 150만 원 가량. 젠하이저 제품 라인업 중에서 ‘HD800’ 바로 다음에 위치하는 제품으로(한정 생산하는 ‘오르페우스’ 제외), 가격 측면에서 웬만한 고성능 노트북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게다가 이에 걸맞은 음향 기기까지 장만하려면 지출 비용은 더욱 커진다. 길거리에서 아이팟에 들어있는 MP3나 들으라고 만든 헤드폰이 아니기 때문이다. 적어도 음악 재생 기기가 제 기능을 온전히 발휘할만한 앰플리파이어(앰프)는 갖춰야 한다. 여기에 적당한 음악감상실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 고작해야 번들 헤드폰 정도만 썼던 일반 사용자들은 혀를 내두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하이파이(HiFi)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HD700이 꽤나 가격대 성능비가 높은(?) 헤드폰으로 알려져 있다. 1,500달러에 달하는 HD800에 비하면 1,000달러짜리 HD700은 그야말로 ‘파격’ 그 자체다. 물론 HD800보다 기능이 다운그레이드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가격이 엄청나게 내려갔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 출시를 앞두고 어쩐 일인지 150만 원이라는 다소 높은 가격이 책정되긴 했다. 이 때문에 실망한 사람이 있겠지만, 그래도 하이파이 마니아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헤드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무슨 헤드폰이 이렇게 비싸냐, 원가는 얼마 안될 것”이라며 불평하는 일반 사용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똥가방’이나 ‘베엠베’의 가격대 성능비는 보세 가방과 경차와 비교해 얼마나 될까. 단순히 가격과 품질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하이파이 마니아들에게 HD700이 바로 그런 존재다. 자동차와 헤드폰은 다르지 않냐고 따지는 사람에게는 마지막으로 이 말을 하련다. “취존(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하이파이 마니아를 위한 대중적 헤드폰


4월 20일부터 22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2 서울 국제 오디오쇼’에서 이 HD700을 만날 수 있었다. 젠하이어측은 국내 출시를 앞두고 관계자 및 일반 사용자에게 청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별도의 부스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청음용으로 준비된 제품은 단 하나뿐.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서야 비로소 제품을 체험할 수 있었다.

제품 외관은 HD800과 유사했다. 전체 색상은 블랙과 실버를 조합해 미래적이면서도 우아한 느낌을 살렸다. 직물로 만든 이어쿠션은 귀를 완전히 덮는데, 착용감이 편안하다. 이어컵은 다른 헤드폰과 비교해 약간 기울어진 형태다. 젠하이저측은 “음파가 귀 안으로 직접 전달되어 본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준다”라고 설명했다.

HD700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40mm 듀오폴 트랜스듀서는 10~42,000Hz의 넓은 대역폭을 소화한다. 이 트랜스듀서는 스테인레스 스틸 소재의 얇은 막 위에 장착됐는데, 이는 HD800과 동일하다. 미세진동으로 인한 음의 왜곡을 막아주기 위한 구조다.

젠하이저는 “설명을 듣는 것보다 직접 들어보는 게 낫다”라며 제품 성능에 자신감을 표했지만, 안타깝게도 천성이 ‘막귀’인 본 기자는 솔직히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더구나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 문외한이기에 각각의 악기 소리를 얼마나 잘 재현하는지 판단하기 힘들었다. 다만, 젠하이저가 HD700을 올해 초 CES 2012에서 첫 공개됐을 때, 해외 언론들은 대부분 “1,000달러의 가치가 있다”는 호평을 내린 바 있다. 물론, 헤드폰 음질은 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나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하겠다.


이날 젠하이저는 야외용 헤드폰인 ‘앰페리어(Amperior)’도 함께 전시했다. 엠페리어는 DJ들이 쓰는 헤드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것으로, 젊은층의 취향에 맞는 감각적인 디자인에 비중을 두었다. 크기도 작고 무게도 가볍다. 여기에 아이폰 및 아이팟용 리모콘도 달려 있다. 국내 출시 가격은 40만 원대로 추정된다.

젠하이저의 부스는 코엑스 컨퍼런스 센터 3층 300호에 마련됐다. 2012 서울 국제 오디오쇼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www.seoulaudioshow.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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