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난데스. 스포츠동아DB
‘메이저리그의 소년가장’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사진)가 또 다시 허무하게 승리를 날렸다.
에르난데스는 20일(한국시간)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5안타 12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고도 승을 챙기지 못했다. 1-0으로 앞선 9회초 마무리 브랜든 리그가 0.2이닝 2안타 2볼넷 2실점의 ‘불쇼’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의 2-1 역전승.
늘 호투하고도 타선 지원 부족으로 승수를 쌓지 못했던 에르난데스의 불운은 올해도 여전하다. 3월 2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오클랜드와의 개막전에서 8이닝 1실점했으나 승리를 못 올렸고, 4월 14일 오클랜드전에서도 7이닝 2실점했지만 팀 타선의 빈공(3안타) 탓에 오히려 패전을 떠안았다. 묘하게도 4월 8일 오클랜드 원정에선 6.1이닝 8안타 6실점했음에도 모처럼(?) 터진 타선 덕에 시즌 첫 승을 신고할 수 있었다. 에르난데스는 2005년 8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 빅리그에 데뷔했다. 시속 150km대 후반의 광속구와 146km의 고속 슬라이더, 낙차 큰 커브 등을 앞세워 단숨에 특급투수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2007년(14승7패)과 2009년(19승5패)을 빼면 매년 승률이 5할 안팎에 그쳤다. 지난해까지 7년간 통산 탈삼진 수가 1264개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 구위를 자랑하지만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19일 청주 LG전에서 9이닝 5안타 9탈삼진 1실점하고도 승리를 못 따낸 ‘한국의 소년가장’ 류현진(한화)과 흡사하다.
한편 클리블랜드 추신수는 이날도 변함없이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으나 8회 2사 만루서 헛스윙 삼진을 당하는 등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시즌 타율도 0.214로 떨어졌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