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 감독 “말끔해진 청주구장도, 하늘도 야속해”

입력 2012-04-23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대화 감독. 스포츠동아DB

연패 빠진 한화, 비로 경기취소 바랐는데…
트럭까지 동원한 정비작업에 “플레이볼”


“아, 왜 저렇게들 열심히 일하실까.”

한화 한대화 감독이 아쉬운 푸념을 내뱉었다. 22일 청주구장. 한 감독의 시선은 그라운드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청주구장 관리직원들을 향해 있었다. 직원들은 유난히 빗물이 많이 고인 유격수 주변 내야의 흙을 다지느라 여념이 없었다. 비에 젖은 흙을 꼼꼼하게 긁어낸 뒤 마른 흙으로 다시 메우는 작업. 커다란 트럭 2대가 그라운드를 여러 차례 오가며 레드 클레이를 실어 나르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이게 다 이날 삼성전을 무사히 치르기 위한 노력이었다. 전날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마자 새로 구비한 대형 방수포를 그라운드에 덮었고, 날이 밝은 뒤에는 방수포가 미처 커버하지 못해 생긴 비 피해를 재정비하기 위해 직원들이 총출동했다. 타격훈련 중이던 선수들의 타구가 근처 여기저기 떨어지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런데 정작 홈팀 한화는 이런 지극 정성이 내심 야속(?)했다. 최근 팀이 연패에 빠지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은 데다, 여러모로 한화 선수들에게 환경이 불리한 청주구장에선 한 경기라도 덜 치르고 잔여 경기를 대전구장에서 소화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광주 경기가 일찌감치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으니 더 그랬다. 그러나 구장 관리직원들의 ‘사투’에 힘입어 청주구장 그라운드는 점점 말끔해졌다. 경기 시작 직전에는 남의 속도 모르고 하늘의 검은 구름까지 모두 걷혔다. 여러모로 ‘플레이볼’을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던 듯하다.

청주|배영은 기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