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은 우승 한번 하자 했는데…날개꺾인 독수리, 벌써 10패

입력 2012-04-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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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왼쪽)-한대화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또 4연패…한화 ‘4월 잔혹사’ 왜?

실책 9개·병살타 16개 최다…잔루도 2위
삼성전 김태균 첫 홈런에도 10패째 눈물
불펜도 와르르…초반승부수 피로만 가중


한화가 또 졌다. 22일 청주 삼성전에서 4-8로 패해 올 시즌 가장 먼저 10패를 찍었다. 12경기에서 2번 이겼으니 승률은 고작 0.167에 불과하다. 3연패 후 1승, 다시 3연패 후 1승, 그리고 이어진 4연패. 아무리 시즌 초반이라 해도 너무 나락이 깊어 보인다.


○병살타 3개·볼넷9개…바티스타까지 와르르

22일 경기에선 병살타만 3개가 나왔다. 0-2로 뒤진 2회 1사 1·2루, 4회 1사 1루, 5회 1사 1·3루의 반격 기회가 모두 병살로 날아갔다. 6회 한상훈의 홈런 등을 앞세워 간신히 따라잡았지만, 이번엔 마운드가 흔들렸다. 볼넷이 9개 나왔고, 8실점의 절반인 4점은 볼넷으로 내보낸 주자들이 홈을 밟은 점수였다.

특히 3-3으로 맞선 8회 연속 볼넷으로 인한 2실점이 뼈아팠다. 김태균이 950일 만에 터뜨린 시즌 첫 홈런도 승리의 축포가 되지 못했고, 믿었던 마무리 바티스타마저 와르르 무너졌다.


○최다 실책·병살타에 잔루 2위

수치상으로도 한화의 부진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한화 수비진은 12게임을 치르는 동안 벌써 9개의 실책을 범했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는 물론 더 많다. 병살타도 16개로 단연 1위. 반대로 투수들의 병살타 유도율은 5.3%(4번 성공·71번 실패)로 가장 낮다. 잔루는 89개로 롯데(94개)에 이어 삼성과 함께 공동 2위고, 득점권 타율은 0.265로 끝에서 두 번째다. 특히 만루 상황에선 8번의 기회 중 단 한번도 점수를 뽑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투타의 엇박자다. 투수진이 2실점 이하로 막은 경기에서 한화의 성적은 1승3패. 그런데 타선이 4점 이상 뽑은 경기의 성적 역시 2승4패에 불과하다. 점수를 뽑는 만큼 상대에게 내주는, 비효율적인 경기 내용이다. 거듭된 패배는 자신감 저하로 이어진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22일 경기 후 “승패를 떠나 선수들이 자신 있는 플레이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승부수? 피로도만 가중!

한화는 지난 스토브리그에 4번타자 김태균과 FA 우완 불펜 송신영, 메이저리그 동양인 최다승 투수 박찬호를 영입했다. 그리고 수뇌부는 목표를 ‘우승’으로 급격하게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애초에 비옥하지 않았던 토양이다. 갑자기 거름을 주고 씨를 뿌렸다고 단숨에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오히려 새 얼굴들의 부담감만 가중될 뿐이다. 이뿐만 아니다. “시즌 초반부터 승부를 걸겠다”고 야심 차게 선언한 한화는 가장 중요한 4월을 청주에서 보내야 했다. 시범경기부터 시작된 사실상의 원정 생활. 선수단의 피로도는 점점 가중되고, 대전구장은 여전히 공사 중이다.

청주|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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