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 스포츠동아DB
인천은 22일 울산과 K리그 9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48분 마라냥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0-1로 패했다.
선발 출전한 설기현의 팔목에는 노란 주장 완장이 감겨 있었다. 인천은 올 시즌 주전 수비수 정인환이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정인환이 15일 상주와 경기에서 경고를 받아 경고누적으로 이날 결장했다. ‘맏형’ 김남일 마저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해 공격을 홀로 책임지고 있는 설기현이 임시 주장이 됐다.
인천 김봉길 감독대행은 “(설)기현이가 직접 주장 완장을 차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했다.
설기현은 울산전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강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 2배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인천은 이날 경기 전까지 1승2무5패에 그치며 15위로 처져있다. 허정무 감독이 불명예 퇴진하면서 선수단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김 대행은 “기현이가 선수단 미팅에서 울산의 장단점을 설명하면서 조언해주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베테랑 설기현에게 기대를 건 것이다.
설기현의 노력 때문이었을까. 인천은 전후반 내내 강한 압박과 빠른 패스 전개로 울산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점유율에서는 47%로 조금 뒤졌지만 9개의 슈팅(유효슈팅 6개)으로 7개(유효슈팅 3개)를 기록한 울산보다 공격적인 경기를 펼쳤다. 종료 직전 역습 상황에서 허용한 결승골이 아쉬웠지만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경기 내용으로 보여 희망을 봤다고 할 수 있다.
인천|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