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이사회 무슨 얘기 오갔나
내년 9개구단 체제-여론질타 등 큰 부담
주 임시이사회 열어 승인여부 결정키로
삼성 등 일부 구단 반대…표결 가능성 커
수원 전북 등 ‘지자체+대기업’ 형태될 듯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2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정기 이사회를 열고 다음주 임시이사회를 소집해 10구단 창단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임시이사회 날짜는 결정되지 않았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이사회의 정식 안건은 아니었지만 내년 일정 등을 논의하다 10구단에 관한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소모적인 논쟁이 이어져 확실한 가부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원시와 전라북도 등이 창단을 준비하고 있고, 복수의 기업도 있다. 규모가 상당한 기업이라고만 밝힐 수 있다”며 10구단 창단희망기업군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했다.
○10구단 문제 해결을 서두르는 KBO
일부 구단이 10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가운데 KBO는 가능한 이른 시일 내 10구단 창단 문제를 매듭짓길 원한다. 2013년 9개 팀으로 시즌을 운영함에 따라 경기일정 등에 적잖은 문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10구단 창단 의지가 희박하다는 여론의 질타도 KBO와 이사회로선 부담스럽다. KBO와 이사회 모두 조속히 결론을 내리는 편이 현명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2014년 10구단을 1군에 합류시키기 위해선 이달 내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정도 임시이사회 소집의 현실적 이유 중 하나다. 만약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이 승인되면 해당 팀은 2013년 퓨처스(2군)리그 참가가 가능하다. 신생팀이 선수단을 구성하기 원활하도록 드래프트 방식 등 선수수급방법도 정해야 한다.
올해 신인드래프트는 8월 말 열릴 예정이다. 결국 이달 안으로 10구단 창단 추진이 결정돼야 유치신청을 받은 뒤 본격적으로 창단작업에 착수할 수 있다. 그래야만 10구단의 선수수급이 원활해진다. 다음주 임시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이 결정되지 않으면 결국 이 문제는 해를 넘길 수밖에 없다.
○표결 가능성 높은 10구단 문제
야구규약에 따르면 이사회는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 출석과 출석이사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명시됐다. KBO 이사회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안건을 합의를 통한 만장일치의 형태로 의결했다.
그러나 10구단 창단 승인 문제는 다르다. 구단들의 의사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 롯데 한화 등 일부 구단은 10구단 창단을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주 임시이사회에선 표결도 배제할 순 없다. 양해영 총장도 “표결 등 결정방식은 전혀 논의되지 않았지만 표결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봐야 한다”고 인정했다. 현 상황에선 표결을 했을 경우 반대보다는 찬성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표결로 가면 10구단 창단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지역+대기업’ 형태의 창단 유력
양해영 총장에 따르면 10구단 후보는 지역과 기업으로 나뉜다. 지역은 이미 창단 의사를 공표한 수원시(경기도)와 전북 등 2곳이다. 기업명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규모가 상당한 대기업 2곳 이상에서 창단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 총장은 “현재는 기업의 이름을 밝힐 단계가 아니고 만약 (임시)이사회에서 창단 승인이 나면 유치신청을 하는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공개될 것”이라며 “10구단의 주인은 후보지역과 기업이 합쳐지는 형태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또 “KBO가 생각하고 있는 안도 있지만 공개할 때는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