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파 기살리고 해외파 장악…‘최강희 리더십’ 통했다

입력 2012-06-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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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 월드컵최종예선 2연승…최 감독의 ‘소통과 화합’

최강희 감독(사진)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이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카타르와 레바논을 꺾고 2연승을 달렸다.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등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 덕분이겠지만 최강희 감독의 리더십도 빼놓을 수 없다. 최 감독의 ‘소통 리더십’이 통했다.

최 감독은 2월29일 열린 쿠웨이트와 3차 예선 최종전부터 지휘봉을 잡았다. 월드컵 본선이 좌절될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다. 2011년 K리그 최고의 브랜드인 ‘닥공(닥치고 공격)’을 만들어냈고 팀을 정상에 올려놓은 최 감독은 친숙한 국내파들을 중용했다. 해외파 중 기성용(셀틱)과 박주영(아스널), 이정수(알 사드)만이 대표팀에 차출됐다. 나머지 해외파들은 모두 탈락했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해외파 소외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이는 모두 최 감독의 ‘전략적 선택’이었다. 국내파와 해외파로 찢어진 대표팀을 보면서 소통과 화합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국내파의 기를 살려줌과 동시에 해외파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시도였다.

이어 벌어진 최종예선. 최 감독은 선수들이 오해할 수도 있는 에닝요 특별귀화 논란 등을 충분히 설명했다. 솔직하게 다가갔다. 소통과 화합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개인보다는 팀을 강조했다. 해외파-국내파의 이분법적 도식과 논란을 차단하고 조직력을 다잡기 위함이었다.

최 감독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 비주전급 선수들을 잘 챙기기로 유명하다. 최종예선을 마친 뒤 경기에 나서지 못한 선수들을 불러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마음 씀씀이는 스페인과 평가전을 마치고 카타르로 향하는 항공편에서도 발견됐다. 대표팀은 통상적으로 비즈니스석을 애용한다. 문제는 비즈니스 8석이 부족했다는 점. 이런 경우 경기에 나서지 못한 선수들이 이코노미석을 탄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최 감독은 크게 화를 내며 주장 이정수에게 대안을 찾도록 지시했다. 경기에 뛰지 못한 선수들이 상대적 박탈감마저 느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 감독의 축구는 현재 진행형이다. 스스로 밝혔듯이 밸런스를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최종예선 2경기를 통해 보인 한국의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선수들 간의 벽은 느껴지지 않았다. 최 감독의 소통의 리더십이 통했다. 결과도 좋게 나왔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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