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YG·JYP엔터테인먼트의 대표 가수 슈퍼주니어 투애니원 2PM(맨 위부터 아래로).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YG엔터테인먼트·JYP엔터테인먼트
소속사 에이스 가수 동시 음반 출시
가요시장 활성화 등 흥행 시너지효과
음원 앨범 판매량 등 전면전 큰 부담
일부선 상장사 실적올리기용 분석도
매치업(match up). 스포츠용어로 농구 경기에서 같은 포지션의 선수가 1대1로 맞서는 경우를 말한다. 프로야구에서도 에이스 투수나 스타급 투수끼리 벌이는 맞대결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매치업은 관중의 흥미를 유발하고 흥행으로 이어진다.
가요계에서도 매치업이 빈번해지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등 이른바 ‘가요계 빅3’가 서로 비슷한 시기에 ‘에이스급’ 가수들의 음반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 관심↑, 하지만 “밀리면 안돼!”
빅3의 매치업은 작년 가을부터 활발해졌다.
작년 10월 소녀시대(SM)와 원더걸스(JYP)가 ‘더 보이즈’와 ‘비 마이 베이비’로 맞대결을 벌인 후 2월엔 빅뱅(YG)과 미쓰에이(JYP)가 같은 날 미니앨범을 냈다. 5월엔 소녀시대의 유닛 태티서(SM), 빅뱅, 원더걸스가 줄줄이 신곡을 내고 순위 경쟁을 벌였다. 6월 들어 에프엑스(SM)가 컴백했고, 7월엔 투애니원(YG)이 돌아오면서 빅3의 경쟁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된다.
프로야구 경기에서 에이스 투수간의 맞대결이 흥행 요소가 되듯, 가요계 빅3의 매치업도 가요시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된다. 음반 시장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YG 측은 “대형 가수들이 함께 활동을 하면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또 음반이나 공연 등 가요 시장을 더 활성화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빅3의 매치업은 케이팝의 파괴력을 키우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케이팝 확산을 주도하는 빅3가 특정 국가에서 함께 음반을 내고 공동 프로모션을 한다면 큰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불편한’ 면도 존재한다. 빅3의 맞대결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그 결과에도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음원 및 앨범 판매량 차트, 방송 순위 등에서 뒤처지는 팀은 자존심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는다. 음악방송에 함께 출연했을 때, 누가 마지막 순서로 오를 것이냐도 은근한 자존심 싸움의 발현이다. ‘엔딩 무대’는 최고 인기스타의 몫이기 때문이다.
● 빅3, 모두 상장사
최근 들어 가요계 빅3의 매치업이 잦아지면서 ‘혹시 의도한 게 아닌가’ 의구심을 갖는 시각도 존재한다. 올해 초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에서 빅3가 심사위원을 맡고, YG 소속의 세븐이 JYP 박진영의 곡으로 음반을 내는 등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빅3가 가요계 활성화를 도모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3사 측은 “의도치 않게 자꾸만, 신기하게도 계속해서 만나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JYP 측은 “3사의 가수들이 많아지고, 그 많은 가수들의 음반을 계속해서 내다보니 자연스럽게 부딪치게 되는 것 같다”면서 “이런 상황이라면 앞으로도 계속 3사의 가수들이 만나게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런 매치업이 불가피하게 된 데에는 3사가 모두 상장사라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상장사로서 꾸준히 ‘상품’을 내놓아 영업 실적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음반을 지속적으로 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빅3의 매치업은 하반기에도 불가피하다.
SM은 슈퍼주니어와 샤이니, 보아가 하반기 새 앨범을 낼 예정이고, 동방신기와 소녀시대도 컴백을 준비하고 있다. YG 역시 7월 투애니원을 시작으로 싸이가 8월에 음반을 내고, 9월엔 ‘YG표 소녀시대’라 불리는 신인 걸그룹이 데뷔한다. 아울러 타블로와 지드래곤도 각각 솔로 앨범을 낸다.
JYP 역시 2PM, JJ프로젝트가 새 앨범을 준비하고 있으며, 박지민 백아연 박제형 등 ‘K팝스타’ 출신자들도 이르면 연내 음반을 낼 예정이어서 3사의 매치업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