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 노래 맞아?’ 하고 깜짝 놀랄 것”

입력 2012-06-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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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 직후 소개팅 제안이 많았지만 “여전히 남자가 없다”는 박정현은 “남자의 일을 진짜 내 일처럼 생각할 만큼 남자에게 잘 해주는 여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사진제공|티 엔터테인먼트

■ 박정현 19일 8집 ‘패럴랙스’ 발표

‘나가수 영광 잊고 새로 태어나자’ 다짐
홍대 록밴드 ‘몽구스’의 실험적 곡 수록
타이틀곡 ‘미안해’ 등 서정적 발라드도


19일 8집 ‘패럴랙스’(Parallax)를 발표하는 박정현은 작년 MBC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로 인해 가수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하지만 오히려 위기의식을 느껴야 했다. ‘나가수’ 이후 첫 앨범을 내는 박정현은 ‘나가수’가 가져다준 행운에 젖어 있지 않았고, 새롭게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절박함에 고민했다. ‘가수 박정현’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그는 8집 작업을 하며 “그동안 습관처럼 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람들과의 공동작업을 통해 자신 안에 존재하는 새로운 ‘박정현’의 모습을 담아내는 것에 주력했다.

“앨범을 계속 내다보면 노하우도 생기지만 (좋지 않은)습관도 생긴다. 어떤 작곡가에게 곡을 받고, 발라드 몇 곡에, 템포 있는 노래도 한 두 곡 넣고…. 이렇게 습관대로 하다간 망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곡가도 ‘뉴 페이스’를 찾아야 나도 ‘뉴 페이스’가 된다고 생각했다.”

박정현이 선택한 뉴 페이스는 ‘홍대 아이돌’로 불리는 록밴드 몽구스의 몬구와 못(Mot)의 이이언. 몬구로부터 복고 스타일의 경쾌한 일렉트로닉 ‘레인드롭스’를, 이이언으로부터는 몽환적인 사운드의 ‘유 돈트 노 미’를 각각 받았다.

타이틀곡이 외국곡이란 점도 새롭다. 타이틀곡 ‘미안해’는 멕시코 인기그룹 카밀라의 ‘미엔테스’를 새롭게 만든 곡이다. 공일오비 정석원이 가사를 쓴 ‘미안해’는 사랑하는 사람을 더 이상 믿지 못하게 된 슬픔과 원망, 미안함과 후련함의 복잡한 감성을 담은 가사에 서정적인 멜로디가 돋보인다.

박정현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줄 음악가들과 작업하는 동시에 정석원 황성제 등 자신을 잘 이해해 온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음반의 무게중심을 잡아, 새로움과 익숙함이 공존하는 앨범을 만들어냈다. 또 8집의 11트랙을 지나는 동안 변화무쌍한 목소리의 질감으로 단 한 순간도 듣는 이들을 쉽게 놓아 주지 않는다. 박정현의 목소리는 달콤한 사랑의 속삭임으로부터 한순간 돌아서버린 사랑에 대한 원망을 노래하고, 다음 순간에는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쓰다듬으며 세상을 향해 희망을 전한다.

“‘나가수’에서 불렀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로 나를 기억하시는 팬들도 깜짝 놀랄 만큼 파격적인 것일 수 있다. 팬들이 낯설어할 수도 있겠다 싶어 걱정이지만, 실패하더라도 도전해서 실패하는 게 낫지 않나. 도전조차 안 하는 것은 용기 없는 행동인 것 같다.”

1976년생 박정현은 평소 ‘오빠들’과 작업해 왔지만 이번에 작곡가들로부터 ‘누나’ 소리를 들은 것도 “새로운 기분”이라고 했다. 이번 8집엔 신인 작곡가 유지상, 이주형의 ‘손해’가 수록돼 있다.

“아이돌이 부럽지 않느냔 말을 자주 듣는데,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내가 해온 것, 배운 것, 이뤄 놓은 게 있어서 어린 나이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난 지금의 ‘나’가 좋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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