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에스타, 역시 ‘脫압박의 달인’… 관중 야유 속 종횡무진

입력 2012-06-20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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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철벽수비 뚫어
스페인, 조 1위로 8강에
불꽃과 연기도 그를 막지 못했다. 그 어떤 야유도 통하지 않았다.

스페인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는 수비수 2, 3명이 달라붙어도 전혀 당황하지 않는다. 현란한 드리블로 수비수를 제치거나 폭넓은 시야로 빈 공간의 동료에게 환상적인 패스를 해주며 위기를 벗어난다. 축구팬들은 그를 ‘탈(脫)압박의 달인’으로 부르기도 한다. 19일 폴란드 그단스크 아레나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유로 2012 C조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는 그의 진가가 발휘된 경기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 크로아티아는 랭킹 1위 스페인을 상대로 당당한 경기를 펼쳤다. 이기면 자력으로 8강 진출이 가능했던 크로아티아는 초반부터 적극적인 압박으로 스페인의 장기인 패스를 무력화했다. 사비 에르난데스-세르히오 부스케츠(이상 바르셀로나)-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로 이어지는 스페인의 ‘황금’ 미드필더진도 패스 미스를 저지르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첼시)도 고립되면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당당했지만 팬들은 그렇지 못했다. 크로아티아 팬들은 불꽃을 피우며 소란스럽게 응원을 펼쳤다. 관중석에서 경기장까지 퍼진 연기 때문에 경기가 몇 차례 중단됐다. 크로아티아 팬들은 아일랜드전에서도 불꽃과 연막탄을 경기장에 던졌고 크로아티아는 이 때문에 2만5000유로(약 3600만 원)의 벌금을 물었다.

이날 경기도 험악하게 진행됐지만 스페인에는 어떤 압박에도 흔들림 없는 이니에스타가 있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장한 그는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을 펼쳤다. 전반부터 크로아티아 중앙 수비수 사이를 파고들며 두세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한 그는 후반 43분 절묘한 돌파로 크로아티아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는 데 성공했다. 세스크 파브레가스(바르셀로나)의 로빙 패스를 가슴으로 트래핑한 그는 반대편에서 뛰어 들어오던 헤수스 나바스(세비야)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했고 나바스의 발을 떠난 공은 크로아티아의 골 그물을 흔들었다. 스페인은 1-0 승리를 거두며 승점 7을 기록해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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