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로 ‘파넨카 킥’ 성공에 잉글랜드 와르르
‘승부차기 징크스’ 탈출… 이탈리아 4강 진출
‘승부차기 징크스’ 탈출… 이탈리아 4강 진출
골키퍼를 농락해 잉글랜드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동시에 이탈리아 선수들에게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골이었다. 이 슈팅은 유로 1976 당시 체코슬로바키아의 안토닌 파넨카가 서독과의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칩 슛으로 골을 성공시킨 이후 ‘파넨카 킥’으로 불린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시도하기 어려운 기술로 골을 성공시킨 피를로는 “조 하트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찼다. 잉글랜드에 압박감을 주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부담을 느낀 잉글랜드는 애슐리 영(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애슐리 콜(첼시)이 연속으로 실축했다. 반면 자신감을 얻은 이탈리아는 두 명의 키커가 모두 골을 성공시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탈리아는 25일 우크라이나 키예프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유로 2012 8강전에서 전후반과 연장전을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겨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탈리아와 잉글랜드는 메이저대회(월드컵, 유럽축구선수권)에서 승부차기에만 들어가면 작아지는 팀으로 유명하다. 이 경기 전까지 이탈리아는 2승 5패, 잉글랜드는 1승 5패의 승부차기 성적을 기록했다. 그런 이탈리아가 잉글랜드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징크스 탈출에 성공했다. 체사레 프란델리 이탈리아 감독은 “승부차기는 복권 추첨과도 같지만 우리가 충분히 승리할 자격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피를로가 키커로 나섰을 때 안심이 됐다. 그는 스타 선수가 해야 할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반면 이탈리아와의 경기를 앞두고 별도로 승부차기 연습을 한 것으로 알려진 잉글랜드는 또다시 승부차기에서 무릎을 꿇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