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조직력 잃고 최악 경기
‘무적함대’ 스페인은 유로 2008 우승 전까지만 해도 ‘콩가루 집안’으로 불렸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앙숙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틈만 나면 싸웠기 때문이다. 조직력이 상실된 스페인은 번번이 큰 대회에서 우승에 실패했다. 유로 2008 당시 루이스 아라고네스 스페인 감독은 선수들의 화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는 선수들을 결집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했고 감독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화합에 성공한 스페인은 패스 플레이가 살아나며 ‘앙리 들로네 컵’(유럽축구선수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스페인은 유로 2012에서도 조직력을 앞세운 ‘점유율 축구’를 선보이며 4강에 올라 대회 2연패를 노리고 있다. 반면 다른 팀들은 내분으로 잃어버린 조직력을 극복하지 못한 채 무너졌다. 네덜란드는 로빈 판페르시(아스널), 클라스얀 휜텔라르(샬케04) 등 수많은 슈퍼스타를 보유했음에도 선수들이 저마다 선발로 나서겠다며 고집을 부렸다. 팀의 승리를 위해 희생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결국 네덜란드는 이기적인 플레이로 일관하며 조별 예선에서 3패로 탈락했다.
스웨덴은 팀을 하나로 이끌어야 할 주장이 말썽을 부렸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AC 밀란)는 우크라이나와의 조별 예선에서 부진한 경기를 펼친 동료와 말다툼을 벌여 물의를 빚었다. 에리크 함렌 스웨덴 감독은 “선수 한 명이 말썽을 부릴 경우 함께하기 어려워진다”며 이브라히모비치를 비난했다. 스웨덴 역시 1승 2패로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다.
잉글랜드는 이탈리아와의 8강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2-4로 졌다. 전문가들은 잉글랜드가 조직력이 상실된 최악의 경기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날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잉글랜드의 애슐리 영(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애슐리 콜(첼시)은 트위터를 통해 인종차별을 당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