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金’ 부담이 최대 적”

입력 2012-07-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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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대표팀은 3∼4일 강원도 원주 제1군수지원사령부 대운동장에서 2012런던올림픽 최종 리허설 훈련 경기를 실시했다. 군인 500여명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며 현장감을 살렸다. 특히 여자대표팀 경기에선 함성 소리가 더 커졌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대표팀 이성진(전북도청), 최현주(창원시청), 기보배(광주시청) 등의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빚어졌다. 대표팀의 훈련 파트너로 나온 심예지(현대모비스)에게도 관심이 쏟아졌다. 장병들은 “악수해도 되요? 포옹 한번만…”이라는 말로 수줍은 마음을 전했다. 줄을 선 장병들에게 사인해 주고 있는 이성진(오른쪽). 원주|전영희 기자

양궁대표팀 올림픽 최종 리허설현장서 털어놓은 고충

‘단체전 금’ 당연시 해…극한 부담감
장영술감독 “동료들 깊은 신뢰 필요”
임동현 “실수 방지위해 수시로 대화”


“사실 그런 얘기도 있었어요. 언젠가는 한번 금메달을 못 따야, 양궁도 금메달 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고…. 하지만 어느 선수도 비운의 주인공이 자신은 아니길 바라죠.”

어느 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의 고백이다. 올림픽을 앞둔 양궁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부담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최소한 단체전 금메달은 당연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2004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는 긴장감 때문에 시뮬레이션 경기에서 0점을 기록한 선수도 있었다.

양궁대표팀의 2012런던올림픽 1차 목표는 단체전 금메달이다.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이후 개인전에도 편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다. 그러나 단체전은 자신의 실수로, 동료와 한국양궁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이 더 크다.

대표팀 장영술(52·현대제철) 총감독은 4일 “자신의 실수를 동료들이 만회해줄 수 있다는 끈끈한 신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표팀이 6월 초 한라산 산행 등을 실시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대한양궁협회 서거원 전무이사는 “대표선발전에선 서로가 경쟁자였지만, 이제는 하나의 공동운명체라는 생각을 갖게 하기 위해 함께 산을 올랐다”고 설명했다.

4일 강원도 원주 제1군수지원사령부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최종 시뮬레이션 훈련 경기. 남자대표팀 맏형 오진혁(31·현대제철)은 막내 김법민(21·배재대)과 수시로 대화를 나눴다. “‘끝까지’라고 말해준 거예요. 우리 둘만의 암호 같은 거라고나 할까요? 틀어지지 말고, 끝까지 자세를 유지하라는 것인데, 그 말을 해주면 더 잘된대요.”

임동현(26·청주시청)은 “내가 실수를 했다면, 실수가 왜 나온 것인지, 바람의 방향 등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등을 동료들과 수시로 얘기한다. 함께 훈련해왔기 때문에 각자의 자세에 대해서도 잘 안다. 서로 조언을 해준다”고 귀띔했다. 단체전에선 이런 팀워크를 통해 불안요소들을 없애고, 경기력을 높일 수 있다. 여자대표팀 기보배(24·광주광역시청)는 “누군가 실수를 해도 서로 ‘괜찮다’고 격려해주면서 심리적 안정을 찾는다”며 활짝 웃었다.

원주|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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