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완 “나는 선배다”… 김현수 사과에도 싸늘

입력 2012-07-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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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나지완(오른쪽 끝)과 두산 프록터(왼쪽 끝)가 4일 광주구장에서 만나 전날 경기에서 벌어진 빈볼 시비와 벤치클리어링 사태에 대한 오해를 풀고 화해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나지완(오른쪽 끝)과 두산 프록터(왼쪽 끝)가 4일 광주구장에서 만나 전날 경기에서 벌어진 빈볼 시비와 벤치클리어링 사태에 대한 오해를 풀고 화해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두산-KIA 지난 3일 벤치클리어링…오해와 진실

1. “선배 노려보며 무시” 김현수의 사과 끝내 외면
2. 빈볼?…투수 자극한 세리머니 vs 실투 팽팽
3. 프록터가 니퍼트에 한 말이 인종차별 오해로


4일 광주구장, 전날 벤치클리어링의 여파가 여전히 남아있었다. 전날 경기 9회말 2사 후 KIA 나지완의 머리 쪽으로 날아온 두산 마무리 스캇 프록터의 볼 때문에 양 팀간에는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여기서 중·고교 선후배 나지완과 김현수(두산)가 서로 삿대질을 하며 언성을 높여 논란이 됐다.


○나지완과 김현수의 설전 이유?

KIA 선동열 감독은 4일 타격훈련을 위해 그라운드로 나서는 나지완을 불러 세웠다. 전날 사건의 자초지종을 듣기 위해서였다. 나지완은 “벤치클리어링이 끝나고 타석으로 서는데 외야로 돌아가는 (김)현수가 계속 나를 노려봤다”며 “내가 선배인데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받았고 흥분했다”고 설명했다. 선 감독은 “어제 일은 이미 지난 일이니 풀고 잊어라”라고 충고했지만 나지완은 여전히 분이 가시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현수는 자신의 잘못을 곧바로 인정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나지완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고, 이날도 배팅케이지에서 타격훈련을 하고 있는 그에게 다가가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나지완은 고개를 돌린 채 사과를 받지 않았다. 김현수는 타석에 설 때마다 KIA 팬들의 야유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이날 나지완은 결장했고, 김현수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프록터의 볼은 빈볼이었나?

모든 사건의 발단은 프록터의 공 하나에서 비롯됐다.

KIA 모 코치는 “100% 빈볼이었다. 이전 경기(5월 30일 잠실)에서 (나지완이) 홈런성 타구를 날리고 세리머니를 했던 게 원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나라 타자들은 홈런을 치고 너무 천천히 돈다. 투수 입장에서 정말 화나는 일이다. 그런 것을 제재하는 룰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나지완도 “세리머니 사건이 있어서 (빈볼이 날아올 것으로) 각오는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산 김진욱 감독은 “프록터는 세게 던지려고 하다 가끔 공이 손에서 빠진다. 연속 3볼을 던진 후 스트라이크 3개를 넣고 삼진을 잡는 투수다. 그리고 빈볼을 던질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정했다. 당사자인 프록터와 함께 배터리를 이룬 양의지도 “실투였다. 손에서 빠졌다”고 주장했다.


○프록터의 인종차별 발언?

문제는 비단 공뿐만이 아니었다. 나지완이 대타로 타석에 설 때 중계화면에 프록터가 뭔가를 외치는 모습이 잡혔다. 나지완은 프록터의 말을 ‘옐로 피그(Yellow pig)’라는 인종차별 발언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프록터는 두산 벤치를 향해 “옐 잇 미 닙(Yell it me, NIP·나에게 소리를 질러줘, 니퍼트)”이라고 외쳤다고 해명했다.

통역을 담당하고 있는 남현 씨는 “최근 프록터가 2아웃 이후 안타를 자주 맞아 경기 전에 2아웃이 되면 우리(니퍼트와 자신)에게 소리를 질러달라고 부탁했다”며 “그때 소리는 안 지르고, 박수만 치고 있는 니퍼트에게 말하는 장면이 마치 타석에 선 나지완에게 한 것처럼 편집이 돼 (중계화면이) 나갔다”고 설명했다. 중계를 담당했던 MBC 스포츠플러스 담당 PD도 “프록터가 두산 벤치를 향해 외친 것이 맞다”고 말했다.

광주|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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