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012]박종우 ‘독도는 우리땅’ 세리머니… 메달박탈 위기

입력 2012-08-13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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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서 받아 운동장 돌아… IOC “정치시위” 조사 요청
메달 수여식에도 참가 못해… 대한체육회 “우발행동” 해명
런던 올림픽 일본과의 축구 3, 4위전에서 승리한 뒤 ‘독도 세리머니’를 펼친 올림픽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박종우(부산)가 자칫 메달을 박탈당할 상황에 휘말렸다.

박종우는 10일(현지 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한국이 2-0으로 승리한 직후 관중석에서 전해 받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종이를 들고 운동장을 돌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를 스포츠에서 금지하고 있는 ‘정치적 시위’로 보고 대한체육회에 메달 수여식 참석 불가를 통보하고 진상조사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박종우는 이튿날 메달 수여식에 참석하지도, 메달을 목에 걸지도 못한 채 12일 귀국했다.

IOC와 함께 국제축구연맹(FIFA)도 대한축구협회에 박종우의 세리머니에 대한 진상조사서를 16일까지 제출하도록 요청해 파장이 커지는 모양새다. IOC는 올림픽 헌장 5장 51조 3항에서 ‘어떤 종류의 정치, 종교, 인종차별적인 선전도 금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축구 대표팀이 귀국 비행기에 오르기 전 경위조사를 마친 대한체육회는 박종우가 관중석에서 넘겨준 것을 내용도 잘 살피지 않고 들고 뛴 우발적인 행동이었음을 IOC에 강조할 방침이다. 이기흥 한국선수단 단장은 “(메달 박탈 여부에 대해선) 16일 이후에나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며 “최선의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에선 박종우가 정치적 세리머니로 문제가 된 첫 번째 케이스지만 전례가 없지는 않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육상 남자 200m 시상식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미국의 흑인 선수 토미 스미스와 존 칼로스는 검은 양말과 검은 스카프, 검은 장갑을 낀 차림으로 시상식에 참석해 인종 차별에 항의했다. IOC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정치적 행위”로 규정해 이들의 메달을 박탈하고 선수촌에서 쫓아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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