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보다 연기력…화장 지운 드라마 뜬다

입력 2012-08-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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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드라마 ‘아랑사또전’의 주인공 신민아는 허름한 옷에 망가지는 액션 연기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제공|MBC

청순가련형의 미녀스타들이 사라졌다.

드라마를 위해 긴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머리를 풀어헤치고 하루 종일 뛰어다닌다. 또 여자임을 숨기려고까지 한다. 한여름의 화장은 장애물일 뿐. 땀으로 범벅된 얼굴은 무방비 상태로 시청자에게 전달된다.

하지만 거북스럽지 않다. 연기를 위해서라면 ‘비주얼’도 포기하는 모습이 시청자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MBC 드라마 ‘아랑사또전’의 신민아, SBS ‘아름다운 그대에게’의 에프엑스 설리, KBS 2TV ‘해운대 연인들’의 조여정이 그러하다.

신민아는 스스로 “거지같다”며 캐릭터를 소개했다. 신민아가 맡은 아랑은 자신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이승을 떠도는 처녀귀신. 저승사자에게 매일 쫓기는 처지여서 뜀박질은 예사다. 나무도 타야 하고 와이어에 매달려 날아다닌다. 그러니 처음부터 예쁘게 보이길 포기했다. 신민아의 소속사 관계자는 “캐릭터상 예쁘게 보일 필요가 없다. 화장도 최대한 적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녀 스타들이 ‘비주얼’을 버렸다. KBS 2TV 월화드라마 ‘해운대 연인들’의 조여정과 SBS 수목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의 설리(사진 위부터)도 꾸미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제공|KBS·SBS


설리는 아예 ‘여자이길 포기’했다. ‘아름다운 그대에게’에서 설리는 남장을 하고 남학교에 몰래 입학한다. 이를 위해 실제로 쇼트 커트로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가슴에는 압박붕대를 감았다. 진정한 파격 변신이다. 아역배우로 활동한 바 있는 설리가 남장으로 연기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모습이 신선하다는 평가다. 제작사 관계자는 “설리가 긴 머리카락을 자른다고 결정했을 때에는 놀라기도 했다. 하지만 캐릭터가 보여주는 것이 남성미가 아니기 때문에 설리의 귀여운 외모가 캐릭터의 개성을 잘 조절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운대 연인들’의 조여정은 부산 여자다. 전작인 영화 ‘후궁’에서 노출 연기를 펼치며 여성미를 드러낸 것과는 달리 억척스럽다. 횟집을 운영하며 생계를 꾸려 가니 치장할 시간도 없다.

드라마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여배우들의 파격적인 스타일 변화에 대해 “시청자의 눈이 높아졌고 이제는 예쁜 모습만 강조하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려 하지 않는 추세다. 그런 흐름을 여배우들도 읽고 스스로 틀을 깨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적극적인 모습이 호감도를 상승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덧붙였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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