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의 THIS WEEK] 좋은 포수 육성이 구단의 10년 운명 좌우

입력 2012-08-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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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서부터)삼성 진갑용-롯데 강민호-SK 정상호-두산 양의지. 스포츠동아DB

‘좋은 포수 없이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돌이켜봐도 역대 한국시리즈 우승팀은 항상 좋은 포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단기전뿐만 아니라 장기레이스인 페넌트레이스에서도 안정적인 주전 포수가 있는 팀과 없는 팀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흔히 포수를 안방마님으로 부르는데 그만큼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올 시즌 각 구단 성적은 팀별 안방마님의 희비에 따라 좌우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삼성부터 두산까지, 4강권에 들어있는 각 팀은 베테랑 포수든, 젊은 포수든, 중요한 게임을 맡길 수 있는 안방마님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하위권 팀들은 대개 주전 포수의 활약이 미미했다.

지난주에도 잠시 언급했지만, 아마추어 현장에서는 선수들의 포수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포수는 육체적으로 힘들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일반 야수들보다 훨씬 힘들다. 많은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렵고 힘든 특수 포지션이다.

하지만 일단 자리를 잡게 되면 롱런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포수만큼 주전에 대한 충성도 또는 의존도가 높은 포지션도 없다. 그만큼 특수하고 전문적인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포수는 항상 공부를 해야 할 뿐만 아니라 기억력도 좋고, 머리 회전도 빨라야 한다. 투수와의 신뢰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상대 팀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하면 안 되고, 순간적인 상황 판단 능력 등도 갖춰야한다. 송구 캐칭 블로킹 등 근본적인 실력뿐만 아니라 포수로서 갖춰야할 또 다른 전문 지식이 많다.

야구에서 어느 포지션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 없지만, 포수가 그 어느 포지션보다 팀 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의외로 프로에서도 좋은 포수는 많지 않다. 각 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몇몇 포수들은 기본적인 자세를 교정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좋은 포수를 기르는 것은 구단의 10년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문제다. 앞으로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도 좀 더 좋은 포수들이 나와야 한다. 포수는 매력적이고, 중요한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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