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투수 3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을 달성하며 만장일치 사이영상은 물론 MVP까지 독식했던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확고부동한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29)가 크게 무너졌다.

벌랜더는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 위치한 코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대량 실점하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출발부터 좋지 못했다. 벌랜더는 팀 타선이 1회초 얻어준 3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1회말 연속 삼진으로 2아웃을 잡아 놓은 뒤 4연속 안타를 맞으며 3-3 동점을 내줬다.

이후 2회말 수비에서도 1사 후 5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4실점해 3-7로 역전을 내줬다. 이날 경기에서 캔자스시티의 타자들은 벌랜더의 습관이라도 알아챈 듯 손쉽게 때려냈다.

디트로이트의 타선 역시 3회초 다시 3점을 만회하며 6-7로 추격했으나, 벌랜더는 6회말 다시 한 점을 내줘 6-8을 만든 후 마운드를 내려갔다.

단 5 2/3이닝 동안 12피안타 8실점. 이번 시즌 벌랜더가 가장 많은 안타를 허용한 것은 지난 5월 30일 보스턴 레드삭스 전에서 맞은 10피안타.

사이영상을 받은 지난해에는 단 한번도 두 자리수 피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12피안타는 지난 2006년 4월 1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내준 13피안타 이후 최악의 기록이다.

이번 시즌 역시 사이영상을 노리던 벌랜더에겐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2.50을 유지하고 있던 시즌 평균자책점은 2.80으로 수직 상승했다.

또한 사이영상 경쟁을 벌이고 있는 투수 중 한 명인 시애틀 매리너스의 펠릭스 에르난데스(26)가 지난 경기에서 시즌 다섯 번째 완봉승을 거둔 것에 반해 벌랜더는 승수 쌓기에 실패했다.

하지만 팀 타선이 7회와 8회 연속으로 득점하며 8-8 동점을 만든 덕에 벌랜더는 패전 투수가 되지는 않았다. 경기는 8회말 8-8 상황에서 마이크 모스타카스(24)가 적시타를 때려낸 캔자스시티가 9-8로 승리했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