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시절 눈 부상에도 유도 끈 붙잡아
대회 사흘째…금2 은1 동1 종합 18위
시각장애인 유도 선수 최광근(25·양평군청·사진)이 한국에 2012 런던 패럴림픽 2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최광근은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엑셀 노스 아레나 유도경기장에서 열린 유도 남자 100kg 결승에서 마일스 포터(미국)를 허리후리기 한판으로 꺾고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2000년 시드니 대회 90kg급에서 안유성(현재 유도 대표팀 코치)이 동메달을 딴 이후 12년 만에 패럴림픽 유도 종목에서 메달을 추가했다.
최광근은 고교시절 전국체전을 앞두고 연습 경기를 하다 상대 선수의 이마에 왼쪽 눈을 부딪쳤다. 작은 충격에도 망막이 떨어져나가는 ‘망막박리’로 다음날 예정돼 있던 전국체전뿐 아니라 유도 선수로서의 인생을 접어야 할지도 모르는 위기 상황을 맞았다. 완전히 시력을 잃은 전맹은 아니지만 사물의 거리를 완전히 분간하기 어려워 유도 선수로서는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유도를 놓을 수는 없었다. 주치의의 반대에도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것이 유도라고 생각해 도복을 계속 입었다. 그는 불굴의 의지로 한국체대에 장학생으로 입학했고, 2010 광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따냈다. 2011년 4월 열린 세계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IBSA) 세계종합선수권대회 -100kg 개인전에서도 1위를 차지는 기염을 토했다.
마침내 세계의 꼭대기에 선 순간, 최광근은 매트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 한참이나 하늘을 쳐다보며 감격스런 순간을 마음껏 만끽했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유도를 끝까지 한 덕분에 누릴 수 있는 영광이었다.
한편 한국은 대회 3일째 유도의 최광근 외에 육상의 전민재가 금메달과 은메달을 하나씩을 추가해 금2 은1 동1로 종합 18위로 뛰어올랐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