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진의 우즈벡전전 Q&A]허둥댄 수비·무딘 공격…무승부도 다행

입력 2012-09-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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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컨디션 수비진 위치선정·패스 불안
이동국 등 공격수들도 세기·파괴력 부족
기성용·하대성 공격적 MF 조합 아쉬움



Q : 수비 위치가 상당히 불안했다.


A : 전체적으로 팀 컨디션이 떨어지면서 기동력 문제를 가져왔다. 시차와 그라운드 사정 등이 악영향을 끼친 것 같다. 좌우 측면이 무너지는 장면이 잦았다. 공수 전환이 느렸고, 패스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해 한참 어려움을 겪었다. 축구에서 가장 쉽게 득점할 수 있는 찬스는 역시 세트피스다. 역설적으로 볼 때 이는 최대의 위협이 될 수 있다. 첫 실점의 빌미가 된 코너킥에서 볼이 기성용의 머리를 맞혔다는 것보다 누구도 투르수노프와 헤딩 경합을 하지 않은 모습이 안타까웠다. 다행히도 전반 막판 비슷한 상황으로 골을 넣으며 반전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지만 똑같은 상황에서 실점했다. 수비진의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다. 위험 지역에서 계속 상대를 자유롭게 놔뒀다.


Q : 좀처럼 상대 역습을 끊어주지 못했다.


A : 중원에서 1차 저지선 역할을 맡은 기성용과 하대성의 조합은 다소 아쉬웠다. 둘 모두 공격적인 성향이 짙다. 각 포지션 간의 공간도 넓어보였다. 이번 경기가 원정으로 치러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한 명은 수비력이 강한 선수를 기용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러면 보다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미드필더와 수비진 간극이 넓어 효율적인 대처가 어려웠다. 잦은 공간 노출도 골칫거리였다.


Q : 공격진의 파괴력이 부족했다. 역습도 효율적이지 않았는데.


A : 후반 들어 과감성이 조금씩 살아났지만 여전히 2% 부족했다. 무엇보다 움직임이 적었다. 원 톱 이동국이 많은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진에 혼란을 주고, 2선에서의 빠른 침투가 이어졌으면 했는데, 세기와 위협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많았다. 좌우 측면에서의 오버래핑도 몇 차례 이뤄졌으나 효과가 없었다. 공간을 좀처럼 찾지 못했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투입해 공격 진영의 변화를 꾀해 이동국이 역전골을 엮어낼 수 있었지만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Q : 이청용이 1년 3개월여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A : 부상 트라우마는 상당히 오래 간다. 후반 들어 일찌감치 교체시킨 것도 선수 보호를 위한 당연한 선택이었다. 실제로 초반 20분은 거의 보이지 못했다. 공격 템포가 늦다보니 패스에 어려움을 가졌던 것 같다. 중반 이후 움직임이 조금씩 살아났지만 예전보다 날카로운 인상은 보여주지 못했다. 완전히 옛 모습을 되찾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Q : 후반 교체 타이밍은 어땠나?


A : 김신욱을 첫 번째 교체 카드로 투입한 건 사실 의외였다. 하지만 전체적인 상황을 보고 내린 결정으로 보여진다. 특히 최악에 가까운 경기장 잔디를 봤을 때 찬스 포착보다는 제공권 장악에 기대했던 것 같다. 여기에 김신욱이 중앙뿐 아니라 사이드로 자주 이동해주면서 박주영과 함께 우즈벡 수비진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었다. 분명 유형별 상황에 따른 사전 준비된 벤치의 전략으로 판단된다.


Q : 이란 원정을 전망한다면.


A : 홈과 원정에 대한 전략, 전술은 앞으로 살필 필요가 있다. 우즈벡전이 좋은 교훈을 줄 것 같다. 항상 좋은 컨디션에서 상대를 압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서아시아와 중동 원정은 힘들다. 승점 3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보다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이란 원정에서는 무승부만 해도 실패가 아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전 대구FC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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