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춤 이어 말도 미국 진출 ‘대박’

입력 2012-09-1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칼더 경마장 트랙을 달리는 국산 경주마 필소굿. 필소굿은 이날 경주에서 우승해 한국경마사상 최초로 해외경주에서 우승하는 영예의 주인공이 됐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칼더 경마장 트랙을 달리는 국산 경주마 필소굿. 필소굿은 이날 경주에서 우승해 한국경마사상 최초로 해외경주에서 우승하는 영예의 주인공이 됐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한국경마 최초 해외경주 우승마 배출

마이애미 경마장서 압도적 추입력으로 1착
현지 매체도 대서특필…한국경마 위상 높여
국산마 국제 경쟁력 입증…수출 호재로 작용


‘말춤에 이어 이번에는 한국 경마 붐.’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 분야는 다르지만 한국의 ‘말’(?)들이 미국에서 연일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가수 싸이는 요즘 노래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말춤’으로 미국 쇼비지니스계를 뒤흔들며 가장 ‘핫(hot)’한 연예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싸이가 일으킨 말춤 붐이 뜨거운 가운데, 스포츠에서는 국산 경주마들이 미국에서 승전보를 전해왔다.

국산마 필소굿(3세·거세마)은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칼더 경마장에서 열린 제3경주(1600m·모래 주로)에서 2위를 무려 7마신 차이로 따돌리며 우승했다. 한국경마 사상 최초의 해외경주 우승마다. 필소굿의 우승 전까지는 8마리가 출전해 6위를 한 것이 국산 경주마의 원정 성적 중 최고였다.

9마리가 출전해 총상금 1만7000 달러를 놓고 메이든 클레이밍(Maiden Claiming:미승리마 양도조건부 경주) 방식으로 열린 이번 경주에서 미국인 기수 마누엘 크루즈가 탄 필소굿은 초반 3위에 머물다 중반인 800m 구간을 지나면서 2위로 나섰고 마지막 직선주로 400m 구간부터 눈부신 추입력으로 1분40초94를 기록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10일자(현지시간) 미국 경마의 유력 매체인 ‘블러드 호스’는 인터넷판에 ‘한국경마의 역사를 다시 쓴 필소굿’(Feel So Good makes Korean history with maiden-claiming win at Calder)이라고 상세히 보도했다.

○국산 경주마 원정사업 시행 5년 만의 쾌거

필소굿의 우승은 한국마사회가 2007년 ‘한국경마 발전 중장기 계획 및 국제화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2008년부터 국산 경주마 원정사업을 시행한 지 5년 만에 이룬 성과이다.

필소굿은 2011년 한국마사회 해외 원정마로 선정돼 미국 ‘닉 디메릭 트레이닝 센터’를 거쳐 마이애미 칼더 경마장의 조교사 데이비드 브래디 마방에서 경주마로 데뷔했다. 2011년 원정 첫 해에는 부상 등으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올해 6월 데뷔 뒤 세 번째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국산마 해외원정사업을 주관하는 한국마사회 최인용 경마관리처장은 “경마운영시스템을 위한 시설, 관람문화 등은 선진국 못지않게 발전했지만 질적인 면은 선진 경마에 비해 다소 못 미친 것이 사실이었다”며 “필소굿의 우승은 국산마도 국제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향후 경주마 해외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필소굿의 우승은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기수들의 선전과 맞물려 한국 경마의 세계화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한국마사회는 2009년부터 수습기수들을 대상으로 ‘경마 선진국 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해 미국 등 해외 경마 대회에 출전할 기회를 부여했다. 지난해는 미국 경마에서 장추열이 2승을 올렸고, 올해는 서승운이 3승을 올렸다.

한국마사회는 국산 경주마의 해외 원정을 장려하기 위해 원정마 입사연령 제한 완화(1년 연장), 남미를 제외한 PARTⅠ 국가의 최고등급 경주에서 우승할 경우 5억원에서 최대 10억원(삼관경주, 브리더스컵 등 클래식경주)까지의 포상금을 계획하고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obaukid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