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열린 FC서울과 홈경기에서 1-0 승리가 확정된 순간 수원 삼성 선수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서울 
골키퍼 김용대(맨 왼쪽)의 표정은 굳어있다.  수원|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3일 열린 FC서울과 홈경기에서 1-0 승리가 확정된 순간 수원 삼성 선수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서울 골키퍼 김용대(맨 왼쪽)의 표정은 굳어있다.  수원|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수원-서울 천적관계 집중분석

FC서울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34라운드에서 수원삼성에 0-1로 패했다. 서울은 2010년 8월 이후 수원을 상대로 7연패, 6경기 연속 무득점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라이벌전에서 연패 징크스가 이처럼 계속되는 일은 드물다. 더구나 최근 몇 년 간 서울은 수원에 비해 리그 성적이 더 좋았다. 서울과 수원의 맞대결이 일방적인 페이스로 흐르는 이유를 집중분석해본다.


1. 수원은 왜 서울만 만나면 강해지나?


윤성효 감독 “져도 좋다”…벤치는 여유만만
라이벌전 승리 익숙한 선수들은 자신감 무장


K리그 최대 라이벌전의 승부는 부담감이 갈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과의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수원 윤성효 감독은 “솔직히 서울전을 앞두고 있으면 나부터 마음이 편안하다. 이런 경기는 사소한 부분에서 승부가 갈리는 법이다. 그런데 우리는 심적 부담이 적다. 꼭 ‘이렇게 해라’ 등 경기 방법은 알려주지는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사실 양 팀 간 분위기는 천양지차다. 서울은 줄곧 선두를 질주하며 조기 우승 확정을 노리는 반면 수원은 내년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확보의 마지노선인 3위 싸움도 버겁기만 하다. 리그 순위만 놓고 보면 서울은 조급할 필요가 전혀 없고, 수원은 절박한 심정이다. 그런데 라이벌전에 임하는 수원의 마음가짐은 정 반대다. 오히려 마음을 비운 채 경기장에 나선다. 그게 주효했다.

이영진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전 대구FC 감독)은 “수원은 서울보다 라이벌전 부담이 적다. 요즘 상황이라면 한 번쯤 지더라도 타격이 덜하다. 바로 여기에 차이가 있다. 덜 긴장한 채로 경기에 임한다. 수원은 ‘꼭 이겨야 한다’는 압박을 덜 받다보니 몸놀림이 가볍고 보다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감독은 “계속 서울을 이기는 이유는 모르겠다. 다만 선수들에게 ‘져도 좋으니 준비한 것만 모두 펼치자’고 주문하고 있다”고 했다. 수원 벤치의 이러한 여유는 선수단에도 그대로 전달됐고, 그 결과 경기에서도 이겼다. 3일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어 히어로가 된 수원 오장은은 “경기에 들어서면 서울 선수들이 많이 급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우린 늘 이겨왔기 때문에 편안하지만 상대는 뭔가에 쫓기는 듯 하다”며 서울의 조급한 분위기를 꼬집었다.

수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