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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플러스] 오승환 5번째 구원왕­…헹가래 투수의 신화

입력 2012-10-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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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승환(왼쪽)이 3일 대구 두산전에서 3-1 승리를 지킨 뒤 담담한 표정으로 포수 이정식과 악수하고 있다. 오승환은 이날 36세이브를 기록해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최소한 공동 세이브왕을 확보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오승환(왼쪽)이 3일 대구 두산전에서 3-1 승리를 지킨 뒤 담담한 표정으로 포수 이정식과 악수하고 있다. 오승환은 이날 36세이브를 기록해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최소한 공동 세이브왕을 확보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두산전 1이닝 무실점…시즌 36S 1위
프로통산 5번째 세이브 1위 타이틀
삼성의 영광 뒤엔 언제나 그가 있다


감독으로 1500승과 일본시리즈 3회 우승에 빛나는 명장 노무라(77·라쿠텐 명예감독)는 우승 팀의 10가지 조건을 꼽으며, 첫 번째로 믿음직한 마무리 투수의 존재를 언급했다. 2012년 페넌트레이스 1위 삼성의 영광 뒤에도 든든한 수호신이 버티고 있다. 오승환(30·삼성)은 3일 대구 두산전에서 3-1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고, 시즌 36세이브(1위)를 올렸다. 2위 그룹인 김사율(롯데)과 프록터(두산·이상 34세이브)는 소속팀이 2경기만을 남겨둔 상황. 오승환은 최소한 세이브 부문 공동 1위를 확보했다. 2006∼2008시즌, 2011시즌에 이어 5번째 세이브 1위 타이틀을 예약하는 순간이었다.

오승환이 데뷔한 2005년 이후 삼성은 총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2005·2006·2011시즌)을 차지했다. 삼성이 챔피언으로 등극하는 3번의 순간, 마운드 위에는 항상 오승환이 있었다. 일본에서는 우승을 확정지을 때 마운드를 지킨 투수를 ‘도아게(どうあげ·헹가래) 투수’라고 부르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선동열(KIA) 감독은 주니치 시절이던 1999년 센트럴리그 우승 당시 헹가래 투수였던 기억을 자랑스럽게 간직하고 있다. 오승환 역시 헹가래 투수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당시에는 순간 스쳐지나가는 것이라 그 느낌을 잘 모르죠. 그런데 나중에 텔레비전을 통해 보면, 정말 짜릿하더라고요. 올 시즌에도 꼭 마지막 순간을 지키고 싶습니다. 한국시리즈에 올라가서는 개인이고, 기록이고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아요. 단 한 가지 바라는 것은 이기는 것, 우승 하는 것뿐입니다.”

마무리 투수의 기록은 팀 성적과 떼려야 뗄 수 없다. 시즌 초반 팀이 부진해 세이브 숫자가 쌓이지 않을 때도 그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팀이 다시 올라갈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오승환의 자세는 3일 윤성환의 승리를 지킨 직후 소감에서도 엿볼 수 있다.

“올 시즌 단 한번의 블론세이브가 (윤)성환이 형이 등판한 경기(4월 24일 대구 롯데전)였어요. 만약 제가 블론세이브를 안했다면 성환이 형도 10승을 하고, 팀에도 5명의 10승 투수가 나왔을 텐데…”

지금까지 한 시즌에 한 팀에서 5명의 10승 투수는 3차례 나왔지만, 5명의 선발 10승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올 시즌 삼성이 도전했지만, 윤성환이 3일 9승으로 시즌을 마치며 좌절된 기록이다. 이제 그 아쉬움은 한국시리즈에서 씻어낼 기세다. 오승환은 “올 시즌이 막바지가 되면서 구위가 더 좋아진 느낌이었다”며 한국시리즈 최후의 순간을 겨냥했다.

대구|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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