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8과 터치스크린 품은 울트라북, 태블릿PC 이길까?

입력 2012-10-16 14:2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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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만 해도 모바일 컴퓨팅 기기의 대명사는 노트북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및 태블릿PC로 대표되는 이른바 '스마트 기기'가 인기를 끌면서 노트북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이며 특히 태블릿PC는 노트북의 직접적인 경쟁상대로 여겨지고 있다. 태블릿PC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무엇보다도 높은 휴대성이다. 얇고 가벼운데다 배터리도 오래가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부분 태블릿PC가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한 터치스크린을 도입해 편의성을 높인 것도 폭넓은 사용자층을 확보하는데 한몫을 했다.

하지만 노트북 진영 쪽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특히 세계 최대의 프로세서 제조사이자 PC 플랫폼 개발사인 인텔(Intel)이 2011년에 처음으로 발표하고 2012년에 개선 규격을 선보인 울트라북(Ultrabook)이 반격의 핵심이다. 2012년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HP, 델 등이 판매하고 있는 최신 울트라북은 20mm 남짓의 두께에 1kg을 조금 넘는 무게, 그리고 최소 5시간 이상 연속 사용이 가능한 배터리 성능을 내세우며 노트북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울트라북은 어디까지나 'PC'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터치스크린과 이에 최적화된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갖춘 태블릿PC의 편의성을 따라오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지금까지 나온 울트라북은 대다수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7'을 탑재하고 있었는데, 윈도7은 어디까지나 기존의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에서 사용할 것을 우선해 개발된 PC용 운영체제다. 터치스크린이 아닌 키보드나 마우스로 조작하는 UI에 최적화되어있다는 의미다. 울트라북에도 터치스크린을 탑재하는 것이 불가능은 아니지만, 운영체제가 윈도7이라면 터치스크린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하지만 오는 10월 26일 출시될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운영체제인 윈도8이 울트라북에 탑재된다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윈도8은 기존의 윈도7과 마찬가지로 PC에 주로 탑재될 것으로 보이지만, UI를 크게 개선, 터치스크린 기반의 기기에서도 무리 없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윈도7은 윈도 키를 누르면 단순히 응용 프로그램의 목록을 볼 수 있는 시작 메뉴가 실행되지만, 윈도8에서는 터치스크린 환경에 최적화된 새로운 UI가 기동 된다. 이 새로운 UI는 메뉴나 아이콘의 크기가 큼직한데다 속도도 상당히 빨라 태블릿PC에서 쓰기에 제격이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8 출시를 즈음해 자사에서 직접 윈도8 기반의 태블릿PC를 출시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울트라북과 윈도8의 궁합은 어떨까? 일단 윈도8의 시스템 요구 사항은 윈도7과 큰 차이가 없다. 따라서 울트라북에서 윈도8의 구동 자체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윈도8의 최대 특징 중 하나인 터치스크린 최적화 UI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상당수의 제조사들이 터치스크린을 갖춘 울트라북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지난 9월에 열린 인텔개발자포럼(IDF)에서 인텔은 “향후에는 모든 울트라북, 노트북, 올인원PC가 터치스크린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역시 윈도8의 출시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실제로 2012년 10월 현재, 소니(Sony)의 '바이오 듀오 11(VAIO Duo 11)'이나 에이서(Acer)의 '아스파이어 S7(Aspire S7)' 등, 터치스크린을 갖춘 윈도8 기반의 울트라북이 속속 공개되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윈도8 운영체제의 출시일인 10월 26일을 전후해 실제로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될 것이다.



현재 모바일 컴퓨터 시장에서 태블릿PC와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하고 있는 울트라북은 윈도8과 터치스크린을 만나 한 단계 진화를 예고하고 있다. 울트라북을 비롯한 기존 PC의 약점이라고 여겨지던 편의성 면에서 태블릿PC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수준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휴대성 면에선 울트라북은 여전히 태블릿PC보다 상대적으로 열세다.
하지만 태블릿PC는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에 최적화 되어 있는 스마트기기의 숙명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약점이 있다. 반면, 울트라북은 콘텐츠의 '생산'에 무리가 없는 일반 PC의 장점을 그대로 이어받고다. 비즈니스맨이나 전문가라면 콘텐츠의 생산이 가능한데다 편의성까지 향상된 윈도8 기반의 터치스크린 탑재 울트라북에 관심을 가질만하다. 윈도8 출시를 계기로 모바일 컴퓨터 시장은 한층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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