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는 버렸다 소총 들고 뛰는 이·승·엽

입력 2012-10-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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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이후 꼭 10년 만에 다시 서는 한국시리즈 무대다. 8년간의 일본생활을 청산하고 국내로 복귀한 첫해, 삼성 이승엽은 10년 전의 추억을 뒤로 한 채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스포츠동아DB

2002년 이후 꼭 10년 만에 다시 서는 한국시리즈 무대다. 8년간의 일본생활을 청산하고 국내로 복귀한 첫해, 삼성 이승엽은 10년 전의 추억을 뒤로 한 채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스포츠동아DB

10년만의 KS!…우승 위해 밀알 자처
번트도 사구도 OK…1차전 승리 올인

“무슨 수를 써서라도 1차전을 잡겠다.”

삼성 이승엽(36)이 10년 만에 한국시리즈(KS)에 나선다. 2002년 KS에서 우승한 뒤 처음이다. 2004년 일본에 진출해 올 시즌 국내로 복귀한 그로선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는 무대다. SK와의 KS 1차전을 하루 앞둔 23일 대구구장에서 마지막 훈련을 마친 그는 “어떤 수를 쓰든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결과’는 곧 KS 우승이다. 개인적으로 10년 만의 KS 우승을 향한 열망과 의지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10년 전의 홈런은 잊었다!


이승엽은 2002년 홈런의 전설을 썼다. LG와의 KS서 3승2패로 앞선 가운데 대구구장에서 열린 6차전에서 6-9로 끌려가던 9회말 1사 1·2루서 마무리 이상훈을 상대로 기적 같은 동점 3점홈런을 쳤다. 곧이어 다음타자 마해영의 끝내기홈런이 터지면서 삼성은 창단 후 첫 KS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이날도 당시 홈런 얘기가 나오자 그는 대구구장 오른쪽 외야 너머 홈런 타구가 떨어진 지점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러나 이내 “10년 전은 10년 전이다”며 당시의 추억에만 젖어있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리고는 “새 마음, 새 뜻으로 동료들과 새로운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승엽 “부상 회복돼 방망이 힘붙어…공에 맞아서라도 나가겠다”


이승엽은 “당시 홈런은 쳤지만 기억하고 싶지 않다”며 웃었다. 기적의 홈런이 터지기 전까지 20타수 2안타로 극도의 부진에 시달렸기 때문. 그해 KS를 21타수 3안타(0.143)로 마감했는데, 부진했던 악몽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는 의지였다. 그는 “10년 전에는 타격의 팀이었다. 지금은 타격 폭발력은 떨어졌지만 마운드의 팀으로 변모했다. 수비와 주루에 능해 무너지지 않는 팀이 됐다”며 “10년 전에는 선수들이 우승 경험이 없었지만 지금은 우승 경험이 많다”며 변모된 팀 컬러를 설명했다.


○우승 위해서라면…

이승엽은 KS에 대비해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시즌 막바지에 무릎, 햄스트링, 어깨, 손가락 등 허리 빼고 아프지 않은 데가 거의 없었는데 많이 회복됐다”며 1차전을 기대했다. KS를 대비한 4차례 평가전에서 16타수 6안타(타율 0.375) 3타점으로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류중일 감독도 “쉬면서 힘이 붙은 것 같다”며 흡족해했다.

이승엽은 팀 승리를 위해 작은 플레이에 신경을 쓸 각오다. 그는 “단기전에선 중심타선이 마크를 당하기 때문에 홈런이 빵빵 터지기 쉽지 않다”며 “주자가 없으면 크게 노리기도 하겠지만, 볼넷이나 상대 실책으로라도 살아나가는 게 중요하다. 1차전이 승부처라 생각하고 어떤 수를 써서라도 1차전에 이기도록 하겠다. 도루 사인이 나면 도루도 하고, 번트도 댈 것이다. 데드볼(사구)을 맞아서라도 나가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6년 연속 KS에 진출한 SK에 대해선 “SK가 좋은 팀이고 승리를 위해 왔겠지만 우리 팀은 정규시즌 1위다. 우위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자만하지 않으면 우승할 수 있다”며 “이만수(SK) 감독님이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나는 깜짝 놀랄 플레이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며 웃었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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