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끄는 대구의 SNS 활동

입력 2012-10-26 17:19:2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강웅아 강웅아 쓸개와 곰발바닥을 내놓아라. 그렇지 않으면 구워먹으리.’

대구FC 마스코트 빅토는 21일 강원FC 원정을 앞두고 트위터를 통해 강웅(강원 마스코트)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고대가요 구지가를 패러디한 문구였다. 빅토는 외계인, 강웅은 곰을 형상화한 캐릭터다. 강웅이 ‘내가 먹을 게 어디 있다고. 잔인한 외계인 빅토’라고 재치 있게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시대다. 구단 직원들은 SNS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구처럼 그룹B(9~16위) 팀들은 그룹A(1~8위)에 비해 미디어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해 이런 홍보수단이 더 중요하다.

대구 구단 직원 박종민 씨가 작년 4월 입사했을 때, 구단 공식 트위터 팔로어는 250여명. 박 씨는 고민 끝에 재미와 캐릭터 두 가지를 컨셉트로 잡았다. 입장권을 팔 때도 단순히 공지만 하지 않고 <큰 절을 한 뒤 ’소인 대구 입장권을 받고자 하옵니다. 부디 입장권을 주시어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라고 말하는 인증동영상을 보내면 선수와 만남을 주선 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경기 전 상대 마스코트에 대한 도발이나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9월 울산과 경기전에는 빅토가 울산 마스코트 4남매 중 하나인 미호에게 프러포즈를 했다가 퇴짜 맞는 스토리로 큰 재미를 줬다. 박 씨는 “올해 울산과 경기는 끝났지만 벌써부터 ‘러비더비(lovey derby)’가 기대된다며 내년 울산과 맞대결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의 팔로어는 2400여명까지 늘었다. 인기구단 FC서울(1만2000)이나 수원삼성(8000)에 비하면 아직은 적은 숫자. 그러나 구단의 이런 열정 덕분에 최근 분위기만큼은 으뜸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