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네이버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두 얼굴의 네이버'

입력 2012-10-31 11: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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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IT동아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지난 8월,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로 '룸살롱'이 등록된 적이 있었다. 네티즌들은 "네이버에서 '이명박 룸살롱', '박근혜 룸살롱' 등을 검색하면 성인 인증 절차가 필요한데, 유독 '안철수 룸살롱'을 검색하면 성인 인증 절차 없이 누구에게나 관련 기사 등이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네이버는 "언론을 통해 이슈화된 검색어가 일정 수치 이상 들어오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성인 인증을 하지 않는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렇다면 네이버는 왜 지난 7월 '정우택 성상납' 검색어를 삭제했나. 원칙을 적용하는 기준이 매번 다르다"라며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들은 네이버가 인기 검색어를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얼굴의 네이버(김인성, 에코포인트)'는 네이버와 한국 IT 산업의 알려지지 않은 이면을 가감 없이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크게 두 가지 관점으로 네이버의 현 상태와 이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하나는 네이버의 정치적 중립성, 다른 하나는 네이버가 IT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다.
저자는 네이버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검색어를 조작한다고 설명하며 촛불 집회를 예시로 들었다. 2008년 촛불 집회가 한창일 때, 네이버에는 '이명박', '이명박 탄핵', '탄핵', '광우병' 등이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올랐다. 그러나 이 검색어들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사라졌다. 네이버는 10위 밖으로 밀려나 안 보이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저자는 1, 2, 3, 4, 7, 10위가 몇 초 사이에 동시에 사라진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네이버가 직접 발간한 '네이버 트렌드 연감'을 살펴보면 검색어 조작 문제를 좀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다고 밝혔다. 2008년 네이버 트렌드 연감에 수록된 1만 개의 인기 검색어 중 '이명박 탄핵'이라는 검색어가 없는데, 1년 8,760 시간 중 단 1시간만 인기 검색어 1위에 올라도 1만 위권에 오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그는 다음 아고라 서버가 다운되고, 촛불 집회가 일어날 만큼의 국가적 관심사가 인기 검색어에 오르지 않은 것에 의혹을 제기한다.



이 책에 따르면 네이버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다. 이는 네이버에서 직접 편집하고 발간한 '네이버 트렌드 연감'을 통해 알 수 있다. 2009년 5월 당시 네이버에는 노무현이라는 주어 없이 '서거', '국장', '실족사' 등의 검색어만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노무현이라는 주어가 붙은 키워드는 '배칠수 노무현' 등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네이버에서는 성대모사 패러디가 본질보다 더 우위에 있다고 꼬집었다.
저자가 이런 문제를 지적하자 네이버 측은 "트랜드 연감은 통계집이 아니라 일종의 잡지"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네이버는 부정적인 면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연감 발행을 중단했다.
저자는 네이버가 콘텐츠와 트래픽을 독점해, 콘텐츠 불법 복제를 조장하고 저작권자의 이익을 가로챈다고 말한다. 그는, 네이버는 원본 콘텐츠보다는 원본을 베껴 네이버 블로그, 카페, 지식인 등에 실은 불법 콘텐츠를 더 상위에 보여줌으로써 원본은 잘 검색되지 않아 저작권자의 사이트 트래픽이 줄고, 불법 콘텐츠가 판을 치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에 저작권자들이 항의하면, 네이버는 콘텐츠를 복제한 사용자에게만 책임을 떠넘긴다고 덧붙였다.
또한 외부 사이트에서는 네이버 콘텐츠를 볼 수 없도록 조치하는 네이버의 정책을 비난하고 있다. 만약 외부에서 네이버 콘텐츠(이미지 등)를 링크하면 원본 대신 물음표가 있는 소년 이미지(일명 네이버 소년)가 나온다. 즉 다른 사이트를 경유해서는 네이버 콘텐츠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막음으로써 네이버만 사용하도록 유도한다는 주장이다.



NHN은 10월 3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원본 문서와 유사한 문서를 파악하는 프로젝트 바이오 블로그 검색 반영 센터, 검색 통계 서비스인 네이버 트렌드를 발표했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원본과 저작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PC, 스마트폰 웹브라우저 홈화면은 네이버다. 우리는 네이버의 실시간 인기검색어와 뉴스를 보며 이슈를 파악하고, 네이버 검색창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찾는다. 네이버 메일을 확인하고 웹툰을 감상하며 블로그와 카페에 들른다.
네이버가 일상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네이버를 이용하는 사용자라면 네이버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우리가 이용하는 서비스뿐만 아니라 한국 IT 산업이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다. 이 책의 저자도 사용자들이 네티즌들이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만화로 구성돼 이해하기 쉽다. 출판사는 에코포인트이며, 가격은 1만 4,000원이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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