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컴백’ 김종국 “예능? 가수 김종국에겐 ‘실’ 국종이에겐 ‘득’”

입력 2012-11-03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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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국 가수로 컴백…작사·프로듀싱 참여
●“연예인 아닌 보통사람 김종국으로 돌아왔다”


김종국이 2년 만에 정규 앨범을 내고 본업인 가수로 돌아왔다.

“최근 변화된 음반시장에 적응을 못했어요. 어느새 가수가 아닌 예능인이 되어 있더라고요. 연예인이 아닌 보통사람 김종국으로 돌아왔습니다. 힘을 쭉 빼고 가수의 모습을 되찾았죠.”

무대를 떠났던 김종국은 예능인으로 방송가를 누볐다. 20~30대에게는 ‘사랑스러워’, ‘한남자’를 부른 가수 김종국이 먼저 떠오르겠지만 초등학생들에게는 ‘런닝맨’의 능력자 김종국으로 사랑 받고 있다.

하지만 김종국의 마음 한 구석은 답답했다. 유재석, 하하 등과 SBS ‘X맨’, ‘런닝맨’에 출연하면서 높은 시청률과 인지도를 얻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무대에 대한 갈증을 떨쳐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규 7집 ‘저니 홈’(Journey Home)은 그런 갈증 해소의 열쇠로, ‘진짜 내 것(집)으로 돌아간다’는 김종국의 의지가 녹아있다. 예능에서 활약하던 김종국이 다시 음악(집)으로 돌아왔음을 의미한다. 다양한 트랙에는 본인의 경험과 간접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사랑과 이별에 대한 진솔한 감정이 담겨 있다.

김종국은 ‘저니 홈’을 직접 프로듀싱하고 ‘너에게 하고 싶은 말’, ‘남자가 다 그렇지 뭐’ 등 수록곡 절반 이상을 작사하며 앨범에 대한 애착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 외에도 프로듀서 최민혁, 귓방망이(a.k.a 에이티), 라도, 김승재(뮤즈그레인), 박건우, rry.L, 작곡가 박근태, 작사가 조은희, 강은경, 윤사라 등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 “가수 18년 차, 터보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오랜만이다
“정규 앨범은 3년 만이다. 본업으로 다시 돌아왔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
“사실 앨범을 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변화된 음반시장에 적응을 잘 못했다. 앨범 낼 엄두도 나지 않던 상황이었고, 앨범을 만드는 데 18개월이 걸렸다.”

-부담이 컸나?
“노래가 좋아야 앨범을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느 순간 대박을 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됐다. 그러다 보니 나 혼자만 음악을 멀리 하고 있더라. 어린 친구들은 내가 가수인 줄도 모르더라. 결국 욕심을 버리고 힘을 뺀 뒤에야 음반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마음을 편하게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음악이나 가수로서 비중이 줄어들었다기보다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는 다른 재능을 발견하다 보니 음악을 편하게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대박도 좋지만 ‘좋았다’라는 평을 듣고 싶다. 과거의 영광에 먼저 겁내고 피했던 것 같다.”

-이번 앨범을 통해 변화된 것이 있다면.
“매주 ‘런닝맨’만 하다 보니 ‘내가 뭐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능하면 가사를 많이 쓰려고 노력했다. 과거에도 작업에 참여했지만 이제야 내 화법을 보여주게 됐다. 쭉 내 음악을 들었던 사람은 변화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에도 댄스에 도전하나.
“‘청춘나이트’에서 댄스곡을 부르고 좋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터보 때로 돌아가고 싶은 느낌까지도. 댄스는 계획이 있지만 완성된 무대를 위해 자제할 생각이다.”

-하하와 개리의 피처링은 어떻게 성사됐나.
“사실 그 곡이 레게풍이 아니었다. 하하가 먼저 ‘피처링을 해주겠다’고 해서 부탁했는데, 곧바로 레게풍 노래가 됐다. 개리는 생각지도 못했다. 하하가 개리에게 ‘나도 하는 데 형도 같이 하자’라며 물귀신 작전을 펼쳤고 개리가 엉겁결에 넘어왔다. 하하가 참 좋다.”

-유재석에는 왜 피처링을 부탁하지 않았나‘
“재석이 형이 요즘 무대 욕심도 많고 ‘날라리’가 된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막 쓸 수 있는 애들이 마이티마우스라서 상추를 썼다. 장난삼아 재석이 형에게 다른 가수들만 도와주지 말고 ‘동생들 좀 살려달라’고 하하와 볼멘소리를 했다. 이번에도 (유)재석이 형이 도와주고 싶어 했지만, ‘런닝맨’ 멤버를 우려먹는 느낌이 들어 참았다.”

-18년 차 가수다. 아이돌과의 세대차이늘 느끼는가.
“H.O.T나 젝스키스, 신화까지는 내게 상담을 많이 했다. 하지만 아이돌은 더 이상 나를 보고 가수의 꿈을 키우진 않는다. 조언을 많이 하는 편도 아니지만, 최근 동방신기한테 ‘연예인처럼 살지 말고 사람처럼 살라’는 말을 했다.”

-지난 18년의 가수생활을 돌이켜 보면.
“내가 가수생활을 하며 자부했던 건 ‘오래 했지만 오래 된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이었다. 최근 음악적으로 아웃사이더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갈 길이 멀다. 이문세 이승철 형님들을 보고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오래 했지만 진짜 김종국은 이제 시작이다.”



▶ ‘한남자’ 김종국, 프로그램 위해 악역 자처…왜?

-예능이 가수 김종국에게 득인가? 실인가?
“가수 김종국에겐 마이너스지만 연예인 김종국에겐 확실한 득이다. 예전에는 음악이 주였고, 예능은 음악을 위한 수단이었다. 하지만 이젠 예능이 자연스럽다. 가수로서 예능에 좌지우지 되는 때는 지난 것 같다.”

-김종국에게 ‘런닝맨’이란?
“시청률이 낮을 때 ‘런닝맨’은 초상집 같았다. 새벽까지 회의하며 제작진에게 화도 많이 내고 서로 비판도 했다. 워낙 친해서 합류할 때도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승낙했다. 다들 걱정할 때도 런닝맨은 팀워크가 좋기에 ‘잘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들었는데 그때 주변에서 날 ‘생각이 없는 형’이라고 말했다더라. 난 ‘이게 잘 안 되면 다른 거 안 한다’고 말하고 다녔을 정도였다.”

-유독 ‘런닝맨’을 아끼는 것 같은데.
“사실 예전엔 재석이 형을 따라 여러 프로그램을 했지만 이젠 내가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런닝맨’은 내 것처럼 방송한 첫 예능 프로그램이다. 내가 욕을 먹더라도 프로그램을 위해 뭔가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들은 ‘유재석의 런닝맨’이라고 말하지만 난 ‘김종국의 런닝맨’이라고 생각한다.

-초등학생 팬들이 그렇게 많다고 들었는데.
“맞다. 제작진, 출연진 모두가 놀랄 정도였다. 아이들이 내 이름표 떼려고 굉장한 노력을 하더라. 이제야 그들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가끔 런닝맨 녹화할 때 대단한 분이 아이들을 데리고 온다. 우리에게 아쉬울 것 하나 없는 분들이지만 아이들 때문에 우리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사진 찍자고 부탁한다. 그럴 때 정말 실감한다.”


▶ “하하 결혼 소식에 ‘멘붕’, 내 결혼은…”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이유가 있나.
“연예인으로 살다 보면 지나고 나서 남는 게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많이 변했다. 생활, 마인드 모든 게 변했고 이젠 연예인이 아닌 사람 김종국으로 살고 있다.”

-하하 결혼 소식에 ‘멘붕’을 경험했다던데.
“충격 그 자체였다. 나는 괜찮았는데 다들 내가 밥을 못 먹었다고 하더라. 태어나 그런 감정은 처음 느꼈다. 결혼을 하고 싶은 상대를 만난다는 게 부럽다.

-주변에서는 뭐라고 하나.
“개리와 하하를 만나면 셋이서 결혼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한다. (지)석진이 형은 ‘늦게 해라. 안 할 수 있으면 하지 마라’라고 말한다. 하지만 (유)재석이 형은 ‘빨리 해라. 결혼해도 하고 싶은 것들 다 할 수 있다. 정말 좋다’고 조언해 주곤 한다.”

-결혼을 안 하고 있는 이유는?
“정말 하고 싶다. 빨리해서 아기도 낳고 싶다. 하지만 주변에서 결혼에 실패한 사람들이 많아 겁도 먹었고 걱정도 많아졌다”

-여자친구는 정말 없나?
“최근에 소개팅도 했지만 현재는 호감을 갖고 만나는 여성이 전혀 없다. 여자를 만나면 이상하게 여자에게 끌려 다니고 맺고 끊음도 잘 못 한다. 그리고 이젠 알고 지낸 뒤에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찾고 있는 중이다”

-아이들을 좋아한다던데, 김종국 2세를 갖고 싶지 않나.
“최대한 빨리 무조건 낳고 싶다. 증권가 찌라시에 내가 결혼 한다고 돌고 있다고 들었다. 정말 결혼하게 되면 찌라시가 아닌 ‘런닝맨’에서 자연스럽게 전할 생각이다.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원오원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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